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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SW 선수 없나요" 글로벌 모빌리티 경쟁, 승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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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자동차 회사 체질 변경…앞다퉈 '모빌리티' 경쟁 사활
SW 핵심 인력으로 급부상…프로그래머 조직 문화는 숙제

김포공항서 비행 시연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포공항서 비행 시연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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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자신의 10층 아파트 발코니에서 미리 호출한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UAM·도심항공교통)를 타고 회사에 출근한다. 퇴근 후 약속 장소가 있는 서울 강남역까지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 이동한다. 김 씨는 "이동수단에 대한 고민은 없어진지 오래다.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건, 마치 순간 이동하듯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김 씨의 모습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한 장면이다. 그러나 제조업 자동차 회사들의 사활을 건 치열한 경쟁을 보면 가까운 미래에 곧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른바 모빌리티(mobility) 경쟁이다. 택시, 버스, 지하철 등 전통적인 대중교통은 물론 카 셰어링, 카 헤일링, 라이드 헤일링 등 최근 등장한 새로운 이동 수단과 이동 형태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제조업과 인공지능(AI) 등 소프트웨어(software·SW) 개념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미래형 자동차를 현실화하는 개발자들이 있다.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 프로그래머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는 개발자들 스스로가 회사를 통해 어떤 과정으로 성장하느냐 등 SW 인력을 위한 조직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일종의 모빌리티 경쟁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비 에이비에이션의 UAM 기체 'S4'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비 에이비에이션의 UAM 기체 'S4'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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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 인재 모셔라" 글로벌 자동차 회사 '모빌리티 사장' 장악 치열


당장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 등 미래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율주행 택시 시험주행을 시작했다.


LG 역시 기존에 갖춘 로봇, 데이터 융합, 통신 기술을 모빌리티 서비스 구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서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부산사업장에서 국내 주요 완성차 및 전장기업 고객 100여명을 초청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 중장기 비전을 공유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도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37년에 설립된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현재 4000여 명인 소프트웨어 인력을 2025년까지 1만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


그런가 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예 신규 기술센터를 개설,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 강화에 나선다. 벤츠는 지난 4월 독일 진델핑겐(Sindelfingen)에 2억 유로(한화 2685억원) 규모의 신규 소프트웨어 센터를 개설하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아키텍처 MB.OS 운영체제를 2024년까지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모드 가능한 벤츠의 'C 350e'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기차 모드 가능한 벤츠의 'C 350e'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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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독일과 중국, 인도, 이스라엘, 일본, 미국 등에서 1만 명의 다국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 계획을 세웠다. 신규 채용된 3000명의 직원 중 약 750명이 진델핑겐 연구소로 배치, 자율주행 연구 등을 담당하게 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세계 4위 자동차 제조회사인 스텔란티스가 '소프트웨어 데이'라는 글로벌 행사를 열고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를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차량으로 얻어지는 소프트웨어 수입이 4억유로 정도인데, 이를 2026년 2600만 대에서 40억유로, 2030년에는 3400만 대 차량에서 200억유로로 확장하겠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30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초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 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50 대 50 합병을 통해 설립한 다국적 기업이다. 푸조,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만 14개다.


여기에 일본의 도요타는 올해부터 전체 신입 채용 인력 중 40~50%를 SW 전공자로 채우고 있다. 도요타가 채용정책에 큰 폭의 변화를 주는 것은 'CASE(커넥티비티·자율주행·차량공유·전동화)'로 불리는 미래차 분야의 기술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볼보, 혼다, 포드 등 다른 자동차 제조 기업들 역시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오토모티브 사용을 공식 발표했다.


코드를 입력하고 있는 개발자. 사진=픽사베이

코드를 입력하고 있는 개발자.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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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자동차 회사 핵심 인재로 떠오른 개발자들, 조직 문화 성패 가를 수 있어


주요 글로벌 제조업 자동차 회사들이 SW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개발자들을 위한 문화를 제대로 보장해줄 수 있냐는 우려도 있다. 30대 개발자 김모씨는 "전기차나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한 인력을 위한 인력으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개발자들은 자유로운 생각과 자신이 어떤 프로젝트를 해냈다는 자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20대 후반 프로그래머 박모씨는 "조직이니까 편차는 있겠지만, 찍어내기식 공장식 지시는 개발자들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면서 "일단 (일을 하며) 뛰어놀 수 있게, 그런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개발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일종의 토대를 기업에서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경쟁력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시민들이 미래형 자동차를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서울모빌리티쇼'. 시민들이 미래형 자동차를 둘러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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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개발자에 대한 조직의 인사평가에 대해 소프트웨어적 측면만 놓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회사에서 만든 소프트웨어 가치가 어떤 임팩트를 줬는지에 대해서 평가를 받아야 되는데, 실제 시장 영향이나 회사의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아 개발자 평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면 안된다"고 제언했다. 특히 "내가 창의적인 의견을 통해 뭔가를 만들고 준비해야 하는데, 조직 윗선 결정으로 확 바뀌어 버리면, 개발자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A 개발자가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면 그 자체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시장에서의 평가 등 다양한 방면의 요소로 평가를 받으면 개발자의 평가 범위를 넘어서고, 결국 제대로 된 인력 관리가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제조업 자동차 회사가 SW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조직 문화가 있을 수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제언이다.


또 다른 개발자의 문화 측면에서는 "이 회사가 기술 마케팅에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 또 오픈 소스를 활용하고 우리가 만든 걸 오픈 소스로 공개할 의지가 있는지 등 의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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