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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실패로 대출절벽 내몰린 저신용자…年 240% 폭리 더 늘었다

최종수정 2022.06.27 08:00 기사입력 2022.06.27 08:00

서민금융연구원, 저신용자 7158명 조사
저신용자 10명 중 1명 꼴로 240% 폭리
지난해 43%가 대부업체에서도 거절당해
절반 이상이 불법금리 알고서도 돈 빌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대부업체들의 불법대출 명함형 전단.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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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저신용자 10명 중 1명은 연 240%가 넘는 폭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절반 이상은 불법적인 금리임을 알고 있었지만, 마땅히 손 벌릴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렸다. 최고금리 인하와 미비한 정책금융 등 정부실패가 이유로 꼽히는데, 불법사금융 때문에 가족관계에서 불화를 겪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27일 서민금융연구원이 대부업·불법사금융 이용경험이 있는 저신용자(6~10등급) 7158명과 우수대부업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8%가 연 240%가 넘는 이자를 냈다. 전년 12.3%보다 소폭 상승한 셈이다. 68.4% 이상이 법정 최고금리(24%)보다 높은 이자를 내고 있었고, 원금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는 이들도 4명 중 1명꼴이었다.

금리부담은 어리고 소득이 적을수록 높았다. 20대는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경우가 61.5%로 전 연령에서 가장 높았다. 30대는 57.7%를 기록해 두 번째로 많았다. 소득별로는 평균월급이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인 구간에서 74.1%가 불법적인 이자율을 적용받아 가장 비중이 컸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코로나19로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금융 소외가 더욱 커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불법사금융 업자로부터 돈을 빌린 위험한 저신용자들도 늘었다. 3명 이상의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대출을 받은 이들의 비중은 2020년 22.8%에서 지난해 27.1%로 5.7%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저신용자의 57.6%가 불법사금융임을 알면서도 돈을 빌렸다는 점이다. 특히 신용등급 9~10급에 해당하는 극저신용자는 76.7%가 사전에 불법사금융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향후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승인이 거절됐을 때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에도 10명 중 1명은 ‘불법사금융을 통해서라도 빌리겠다’고 답했다. 그만큼 돈을 빌릴 창구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저신용자 돕기 위한 최고금리 인하…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었다

저신용자들은 사실상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에서도 거절당하고 있다. 지난해 대부업체에서 대출승인이 거절된 이들은 43.4%다. 1년 전 39.6%에서 늘어났다. 무직이거나 주부 등 소득이 불안정하거나 자영업자인 경우 거절당할 확률이 더 높았다.


일정수준 이상 금리를 내리면 불법사금융이 커지는 ‘금리 인하의 역설’이 원인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24%였던 최고금리를 20%로 내렸는데, 대부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돼 대출을 공급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조사에 응답한 대부회사들도 75%가 신규 대출승인 고객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최고금리 인하로 회사의 매각이나 폐업을 검토하겠다는 대부업체도 25%에 달했다.


서민금융을 떠받치는 국가의 역할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금융업자로부터 돈을 빌린 후 정책금융(햇살론·미소금융 등)이나 정부제도(신용회복위원회 워크아웃 등)를 이용한 비율은 2019년 24.3%에서 지난해 12.3%로 반토막이 났다. 대부업체에서 승인이 거절된 이후 정책금융·정부제도를 이용한 경우도 24.2%에서 22%로 줄었다.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취약계층이 떠안았다. 불법사금융 때문에 계속해서 높은 이자를 감당하고 있는 저신용자가 전체 37.7%였고 연락을 피하며 회피하고 있는 이들이 18.8%였다. 가족 간의 불신이 커졌다는 응답자의 경우 56.7%였고, 3.8%는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있다고 대답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금융소외 현상에 대비해 단기 소액대부 시장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권 금융기관에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금리 보다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금융접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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