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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눈물바다" 美 낙태권 폐지에 문 닫는 병원까지…각국 인사들 "신체 자기결정권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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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아저 총리 "낙태는 여성의 선택에 의한 것"
NBA·WNBA "여성은 자신의 건강과 미래에 관한 결정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서 시위대가 '낙태를 합법화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서 시위대가 '낙태를 합법화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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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던 판결을 폐기한 가운데 일부 병원에선 임신 중절 수술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낙태가 금지된 주에서는 임신 중절 수술을 진행하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각) AP통신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애리조나, 아칸소, 켄터키, 미주리, 사우스다코타, 위스콘신, 웨스트버지니아, 루이지애나주 등의 병원에선 임신 중절 수술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BBC에 따르면 아칸소주 리틀록의 한 병원은 대법원의 결정이 공개되자마자 문을 닫았다.


병원 직원들은 환자에게 예약 취소 전화를 돌리느라 분주했다. 한 간호사는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해도 나쁜 소식이 막상 현실로 다가오면 무척 힘들다"며 "환자에게 낙태권 폐지 소식을 접하며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AP 보도에 따르면 앨라배마의 한 병원에선 판결이 나온 당일 "임신 중절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알리자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눈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이번 판결의 경우 미시시피주의 낙태 금지법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법원이 '낙태 금지'의 손을 들어주면서 다른 주들에도 자동으로 낙태 불법화가 적용되는 이른바 '트리거(방아쇠) 조항'이 적용되는 것이다.


낙태권 옹호 단체인 미 구트마허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50개주 가운데 26개주가 낙태를 '사실상 금지'할 전망이다.


트리거 조항이 적용되는 주 외에 미시시피와 노스다코타에서는 주 법무장관의 승인 후 법이 발효될 예정이다. 와이오밍에선 대법원판결 5일 후부터 법률의 효력이 발생하고 아이다호, 테네시, 텍사스에선 30일 뒤부터 낙태가 금지된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여전히 낙태를 둘러싼 찬반이 대립 중인 주에서는 투표로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낙태권 옹호 단체인 '플랜드 패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는 이번 판결로 3만6000여명의 가임기 여성이 낙태권을 박탈당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미국 연방 대법원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세계 각국 인사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에서는 낙태를 비범죄화해 형사 문제가 아닌 건강 문제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제정했다"며 "자신들의 신체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성의 기본권을 앗아가는 것을 보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당혹스러웠다"고 꼬집었다.


그는 뉴질랜드가 제정한 법을 두고 "그렇게 바꾸는 것은 낙태가 여성의 선택에 의한 것이란 기본적인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깊은 양심의 가책을 느낄 권리가 있으나 그러한 개인적인 믿음이 다른 사람의 결정권까지 빼앗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의 여성 정치인인 나나이아 마후타 외교부 장관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명을 내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며 미국의 결정을 비난했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도 판결 직후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두 단체는 여성이 자신의 건강과 미래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여성의 자유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NBA의 간판선수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는 트위터에 낙태 합법화를 뒤집은 이번 판결이 흑인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적하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앞서 같은 날 미국 연방 대법원은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하는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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