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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가 맷집 키웠다…중국의 반도체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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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의 각종 제재에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해 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는가 하면 주변국에서 기술·인재를 빼가는 사례도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매출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중국 업체인 SMIC와 화홍그룹, 넥스칩 등의 점유율은 10.2%를 기록,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점유율이 1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미 상무부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랐던 SMIC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중국 업체들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적극적인 설비 투자에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해외 반도체 생산 장비 업체에 대한 중국의 장비 주문 규모는 지난해 58% 증가해 2년 연속 반도체 장비 시장의 ‘큰손’이 됐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미 제재를 피해 수년 전부터 반도체 중고 장비도 쓸어 모으고 있어 중고 장비 가격마저 끌어올렸다.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들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지난 4개 분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반도체 기업 20곳 중 19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전년 대비 11곳이 늘었다.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대부분 스타트업이나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였다.


다만 미국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첨단 공정으로 가는 데는 여전히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설계나 장비 부문에서는 미국·유럽, 파운드리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 등과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이는 투자 확대만으로는 따라잡기 어렵다. 중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변국에서 기술이나 인력을 빼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의 초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의 요청으로 네덜란드가 ASML에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 이 장비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ASML이 지난 2월 실적보고서에 중국 동팡징유안일렉트론(DJEL)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이달 초 보도했다. DJEL이 과거 ASML의 기술을 빼돌려 배상 판결을 받았던 미 크리스탈(XTAL)과 사실상 한 회사라는 것이다. ASML은 자사에서 일했던 중국인 엔지니어가 중국으로 기술을 빼돌리기 위해 두 회사를 설립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에서 개발한 반도체 세정장비 기술이 연구원들에 의해 중국 업체로 넘어가 세메스 전 연구원 등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의 인재 빨아들이기에 대만도 비상이 걸렸다. TSMC는 임직원 급여를 대폭 인상하며 직원들 붙잡기에 나섰다. 대만 정부는 첨단 기술 인력이 중국에 취업하려고 할 때 정부의 심사를 받도록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에서도 반도체 관련 학과 졸업생들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반도체 경쟁에서 패배하기 직전에 있다"면서 "만약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내구성 있는 이점을 구축한다면 미국이 따라갈 수 없는 기초적인 기술에서 돌파구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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