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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젊은 손님들이 많이 오죠" 위스키 매력에 빠진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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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위스키 줄서서 사가는 20·30…'홈파티', '혼술'에도 인기
1~5월 위스키 수입액, 전년 대비 1.6배 증가
유통업계, 위스키 수요 급증 MZ에 맞춤 이벤트 내놓기도

서울 남대문 시장에 있는 한 위스키 매장.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위스키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서울 남대문 시장에 있는 한 위스키 매장.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위스키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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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요즘은 대부분이 젊은 손님이죠.", "친구들끼리 와서 많이들 사갑니다."


22일 오후 12시.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 있는 위스키 판매장에는 20~30대 청년들이 몰려있었다. 이들은 특별한 날 '홈파티'를 위해 위스키를 사러 왔다고 전했다. 일부는 위스키는 오히려 실온에 보관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며, 자신만의 위스키 먹는 비법을 귀띔하기도 했다.

위스키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자 비싼 술로 통했다면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는 더욱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맛으로, 친구들과 함께 마시는 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가 좋은 위스키의 경우, 마치 맛집에서 줄을 서듯, 대기하며 위스키를 사가기도 한다.


이날 한 위스키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신모씨(25)는 "원래는 위스키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먹는 술이라고 생각해서 큰 관심은 없었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술집에서 술을 못 마시니까 '홈파티'라고 해서 집에서 모이기 시작했는데, 친구들끼리 값비싼 술도 마셔보자 해서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처럼 누군가 생일이면 다 같이 돈을 모아서 마시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주종 '발베니'를 사러 왔다고 덧붙였다.


위스키에 대한 MZ세대들의 높은 관심사는 통계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편의점 CU에서 단 6명에게만 판매하는 `맥켈란 레어캐스크` 이벤트는 경쟁률은 9453대1에 달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응모자 연령대를 보면 30대(56%)가 가장 많았다. 20대(27%)가 그 뒤를 이어 20~30대 참여자가 전체 응모자의 80%는 넘었다.

지난 2월 GS25가 주류 판매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도 비슷한 모양새였다. 위스키 구매 소비층에서 20~30대 비중이 70%를 넘어 압도적이었으며, 2년 새 급증한 양상을 보였다. 또한 청년층이 많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 `#위스키`를 검색하면 61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쏟아진다.


22일 오후 12시30분께 서울 남대문시장 위스키 매장에서 시민들이 위스키를 구매하고 있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22일 오후 12시30분께 서울 남대문시장 위스키 매장에서 시민들이 위스키를 구매하고 있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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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수입액 역시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위스키 수입액은 9770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배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위스키 수입 실적은 지난 2020년 1억3246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7534만 달러로 32.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더욱 자리를 잡은 홈파티 등 문화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주류 상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는 "혼술, 홈파티 등 즐기려고 한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온다"며 "혼자 와서 찾는 위스키를 사려고 줄도 서고 그런다. 문화가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회를 운영하는 이모씨(40)는 최근 위스키를 구매하러 온 젊은층을 자주 접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요즘엔 젊은 사람들 3~4명씩 와서 돈 모아서 한 병, 두 병 사 간다. 10만원 대 술도 많고, 더 비싼 것도 많이들 사 가더라"라며 "옛날엔 나이 많은 사람이 주로 왔다면 요즘엔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다"라고 전했다.


20~30대 청년들은 3~4명이 모여 위스키 매장을 방문하기도, 혼자 매장을 찾기도 했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20~30대 청년들은 3~4명이 모여 위스키 매장을 방문하기도, 혼자 매장을 찾기도 했다.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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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을 즐겨 남대문시장을 종종 방문한다고 밝힌 김모씨(27)는 "SNS에서 친구가 위스키를 즐기는 것을 봤는데, 코로나 이후 혼술을 즐기게 되면서 위스키도 마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는 값도 비싸고 맛도 독하게 느껴져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맛도 다양하고 개봉해도 한잔 씩 먹으며 실온에 보관해도 된다는 점에서 즐기기 좋은 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시간을 투자하고, 또 그걸 즐기는 MZ세대들의 특징이 잘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각종 위스키 구매 이벤트, 저렴한 가격 찾기 등 위스키 소비 과정도 20~30대들의 정보력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제 옛날보다 온라인에서의 정보 검색이 굉장히 수월해졌는데, MZ세대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가 좋은지를 너무 잘 파악한다"며 "그래서 비교해가며 조금 비싸더라도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시도를 많이 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나 여행지를 찾을 때에도 애초에 저렴하거나 할인을 하는 정보들을 확실히 잘 찾는다. 정보력이 좋다 보니까 고가의 상품들을 비교적 저렴하게 누리는 세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데에서 절약을 해서라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경험하고 싶은 분야는 한번 시도해보려고 하는 성향이 강한 이유도 있다"고 부연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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