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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불러야 흥행...대학축제 주인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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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섭외에 최소 3000만원
"연예인과 술 뿐" 비판 목소리도
소통·재미 다양한 방법 필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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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10시께 한양대학교 주점에서 학생 3명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술을 마시던 학생들도 이를 따라 불렀다. 오후 10시30분께 4인조 걸그룹 ‘에스파’가 오자 그들의 공연은 막을 내렸다. 학생들은 "에스파 왔어, 빨리 와!"라고 외치며 공연장소인 노천극장으로 달렸다. 이미 노천극장은 공연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지만 학생들은 잘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라도 걸그룹을 바라봤다. 공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걸어서 술을 마시러 돌아갔다. 집으로 향하는 행렬도 이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대학가 축제도 3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주요 대학 가운데 서울대(10~12일), 성균관대(11~13일), 한국외대(17~19일)가 축제를 열었고 한양대는 25일부터 27일까지, 고려대는 23일부터 27일까지 각각 진행한다.

축제는 3년 전 처럼 인기 아이돌과 가수 등 연예인 중심으로 짜였다. 고려대는 축제가 진행되는 4일 모두 연예인을 섭외했다. 지난 23일엔 윤하, 24일 비와이와 비비, 유토, 25일 보라미유, 잔나비, 26일 에스파와 악동뮤지션 등이다. 한양대 역시 3일 모두 연예인이 공연하며 싸이와 다이나믹듀오, 지코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명단을 채웠다. 대학생들도 유명 연예인에 집중하며 커뮤니티 등에서 수도권 대학의 섭외 연예인 리스트를 공유했다.


유명연예인 섭외는 축제 흥행과 직결된다. 돈 문제는 나중 일이다.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급과 상관없이 연예인을 섭외하려면 최소한 3000만원 이상 필요하다"며 "축제 비용의 절반 이상은 연예인 섭외에 쓰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을 부르는 데 대학교 재단의 돈이 들어간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회비 납부율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대학교 재단에서 대신 내주는 비용도 점차 늘고 있다"며 "연예인 섭외비를 100% 가까이 내주는 대학교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연예인만 부각되는 대학축제에 반감을 가진 학내 구성원들도 있다. 대학생 이명준(26)씨는 "어느 대학교를 가더라도 즐길 수 있는 건 연예인과 술이다"며 "대학 주변에 사는 학생에겐 소음으로 다가오고 차라리 그 섭외비용으로 대학교 수업의 질을 끌어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명 연예인을 앞다퉈 섭외하다 보니 한 연예인을 여러 대학에서 마주치는 경우도 생긴다. 싸이는 성균관대와 한국외대, 한양대, 단국대, 상명대, 청주대 등에 섭외됐다.

연예인을 부르기보다는 학생들만이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선문대학교의 경우 지난 11일 연예인을 섭외하지 않고 소축제를 열었다. 대신 포토존과 디제잉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연예인은 없었지만 학생들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하루였다고 후일담을 남겼다. 선문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5)는 "연예인보다는 친구들이 꾸미는 무대를 보면서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며 "오랜만에 개최한 축제인데 연예인 없이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연예인 섭외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은 있다. 수도권대학 홍보팀 관계자는 "MZ세대 대학생의 경우 이전 세대보다 개인주의가 강하고 학생회, 학회, 소모임 등의 활동에도 소극적"이라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축제라는 이벤트를 통해 학내 구성원과 동문, 지역주민들의 만남과 소통,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연예인 초청이 필요조건이긴 하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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