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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심신미약①] 점점 감경이 어려워지는데…‘심신미약 감경제’ 바라보는 피고인들

최종수정 2022.05.26 13:45 기사입력 2022.05.26 13:45

집행유예 판결 노려 선처 호소…심신상실·블랙아웃 주장까지
조두순 징역 12년 국민적 공분…2018년 법 개정 "감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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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모씨(29·남)는 2020년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주점에서 친구의 여자친구가 화장실에 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 측은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오랜 친구다. 피해자와 남자친구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범행 당시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CCTV 영상 등 증거를 검토한 재판부는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씨는 결국 감경 받지 못했다.


'심신미약' 감경 판결은 그간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돼 왔다. 심신미약은 심리학적 요소인 사물변별 및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해 처벌수위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현행 형법 제10조 1항은 심신상실 상태인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조항 2항은 심신미약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9년 조두순의 강간상해 재판이 공분을 일으킨 대표적 사례다. 당시 법원은 그가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참작하고 징역 12년형을 선고하면서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후 2018년 12월, 형법 제10조 2항은 심신미약자의 행위에 대해 '감경한다'를 '감경할 수 있다'로 개정됐다. 심신미약 감경 규정이 의무조항이 아닌 재판부 재량 사항이 된 것이다. 이에 최근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하는 피고인들은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김미리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최근 심신미약 주장 자체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심신미약 주장을 하더라도 형법 개정 때문에 실제 감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추세"라고 밝혔다. 최씨의 사례에서도 그의 변호인은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만, 최근 법원에서 감경 요건을 잘 인정해주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법정에서 말했다.


심신미약 안 받아들여지는 추세지만…감경·집행유예 노리는 피고인들

그럼에도 형사 법정에선 피고인들의 심신미약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 원칙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아직 재판부는 멀쩡한 사람과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각각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둘의 책임이 같다고 보지 않는다. 지적 능력 또는 의지적 능력이 부족할 때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책임능력이 낮다고 봐 형벌 역시 낮게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감경은 집행유예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집행유예 판결은 징역형의 경우 3년 이하의 형을 선고할 때만 가능하다. 작량감경은 최대 3년6개월까지 가능하지만 심신미약을 그 이상 감경이 가능한 대표적인 요소다. 재경지법 A 판사는 "최근 법정형의 하한선을 설정한 처벌법이 많아졌다"며 "이로 인해 형의 감경을 고려해야 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절대적인 감경 요소가 아닌 심신미약 대신 심신상실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망상과 환청에 시달려 마을 이장을 살해한 60대 남성은 심신상실을 인정받기 위해 상고심까지 갔지만, 결국 징역 13년 확정 받았다. 법원은 "당시 상황, 피고인의 심리 상태, 겪고 있는 정신질환의 특성을 종합하면, 망상과 환청에 의한 증상의 영향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이를 넘어 심신상실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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