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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용산 시대, 尹의 만사(萬事)

최종수정 2022.05.26 11:40 기사입력 2022.05.26 11:40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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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믿기지 않는다.(It's unbelievable)"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열흘만에 용산 대통령실 단장을 마쳤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 "Unbelievable"을 연발했다. 출범 열흘을 맞은 새 정부가 공사가 끝나지도 않은 용산 청사로 국가원수급 외빈을 무리하게 불렀다는 앞선 우려가 사그라지기 시작한 순간이다.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직후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전격 발표하며 스스로에게 차꼬를 채웠던 선택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 정부 기대치를 깎아먹던 무리하고 갑작스런 이전은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으로 덮어져 이제 더 이상 발목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용산은 윤 대통령과 함께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외교무대 데뷔전'까지 치렀다. 미군기지가 있던 용산이 '한미동맹의 상징'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안보위기와 외교위기를 모두 한 번에 넘어선 셈이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상징하던 청와대에서, 청와대 방식으로 일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용산 생활 역시 앞선 대통령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거창할 정도는 아니지만 주요 인사가 문을 드나들 때를 기다렸다 간단한 문답을 주고받는 대통령과의 도어 스테핑(door stepping)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출근시간이 매일매일 체크된다는 부담에도 아직은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새로운 정치적 행보도 신선하다. 취임식 당일에는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청하더니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는 회의장을 돌며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어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역대 보수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첫 소절부터 끝까지 불렀다. 그 사이 세계 각국의 긴축 재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한미정상회담까지 치러내 '아마추어 정부'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났다.


하지만 조각(組閣)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8개 부처 중 16명의 장관이 취임하고 단 2명만 낙마했다는 이유로 '나쁘지 않은 타율'로 읽힐 수 있지만 능력주의 만능으로 다양성 안배는 분명 실패했다. 그나마 기대했던 차관 인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윤 정부는 이명박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박근혜정부의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문재인정부의 '캠코더'(대선 캠프·코드 인사·더불어민주당) 내각에 이어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라는 새 틀을 뒤집어 쓰게 됐다.


새 정부 초기 내각에 대한 평가는 짧게는 1년이면 가능하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찾기 위해 경험만 많았던 옛 정부 인사를 세탁해 임명했던 것인지, 그래도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국정운영에 힘을 보탰는지 1년 뒤면 드러난다. 이때는 야당과 국민들이 함께 했던 허니문 기간도 끝나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에 날이 설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정부의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인해 탄생했다는 지금의 정부가 또 다른 폐해의 길을 밟고 있었는지 판가름 난다는 얘기다.


민심의 둑이 터지는 건 한 순간이다. 5년 내내 협치와 소통으로 모든 국민들이 열락을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공정과 현실의 또 다른 배리를 겪게 하는 건 이제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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