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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요? 공정의 또 다른 이름이죠" MZ세대, 'SON'에 열광하는 이유

최종수정 2022.05.26 08:30 기사입력 2022.05.26 05:30

실패하고 좌절하고…결국 EPL 득점왕
공정한 시스템 치열한 경쟁…고생 끝 정상
청년들 "마치 취업 성공한 기분" , "공정한 보상" 환호

손흥민, A매치 30호골 자축하는 하트 세리머니.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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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릅니다. 후불은 없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왜 하늘 위로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내려오지 않고 계속 날고 있으니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손흥민 첫 에세이/브레인스토어, 2019)


손흥민(30·토트넘)이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는 순간, 20~30대 청년층의 환호가 쏟아졌다. 그 이면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 EPL에서 득점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이상의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MZ세대들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출생자) 사이에서는 "공정이 승리했다", "마치 취업에 합격한 기분이다." 등 남다른 평가가 나왔다.

지난 2019년 7월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서점에서 기자가 구입한, 손흥민의 저서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을 보면 당연히 축구에 관한 얘기로 가득차있다. 손흥민이 축구를 하게 된 이유, 할 수밖에 없던 배경,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롯한 성취감과 좌절 등, 축구 선수에 앞서 한 20대 청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종의 성장통과 같은 절절한 고통의 기록을 볼 수 있다.


2019년 7월 손흥민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을 모아 출간한 저서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 손흥민은 이 책을 통해 팬들을 위해서도 축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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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열광하고 있다. 공정한 시스템에서 치열하게 경쟁하여 오로지 실력으로 정상에 오른 손흥민을 보며, 자신의 20대를 투영해 희망을 얻는 것이다. 바꿔 말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국민이 힘들어할 때, 이듬해 미국 US오픈에서 연못에 빠진 공을 살리기 위해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맨발로 들어가 끝내 우승을 이룬 감동만큼이나 청년들 사이에서 손흥민의 득점왕 소식은 벅찬 감동으로 통하고 있다.


평소 손흥민 경기를 즐겨 본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모든 스포츠가 공정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손흥민이 보여준 지금의 결과는, 손흥민이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본 팬들 입장에서는 득점왕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골을 많이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는 것 이상으로, 치열한 경쟁의 결과물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년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20대 후반 회사원 박모씨 역시 "손흥민이 늘 잘했던 것은 아니다. 퇴장도 많이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실패하고 쓰러지고 좌절해도 결국 득점왕을 했다"면서 "그런 과정이 있어 청년들이 열광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23일(한국시간)은 손흥민의 입장에서 시련의 시간이었다. 당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EPL 18라운드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0-2로 패했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출전해 62분간 활약했지만, 팀이 0-2로 뒤지던 후반 17분 안토니오 뤼디거와 충돌하며 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 퇴장으로 손흥민은 '1년 동안 3번 퇴장'을 기록했고, 이 기록은 EPL에서 9년 만에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영국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지난 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1-2022시즌 EPL 35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골을 넣고 팀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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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토트넘 감독이었던 조제 모리뉴는 "이상한 판정"이라고 비판했지만, 손흥민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모리뉴 감독은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손흥민의 반응이 공격적이지 않았는데 레드카드는 정말 이상했다"라며 "주심의 레드카드는 명백한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팀이 패했기 때문에 레드카드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손흥민은 실력으로 입증했다. 상황만 놓고 보면 EPL 퇴장 누적 기록 선수에서 득점왕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흘렸을 땀과 눈물은 경기력으로 말해줬다. 손흥민의 한 20대 팬은 이를 두고 "솔직히 좀 짜릿했다"라면서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 그래서 더 멋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MZ세대들이 손흥민 경기를 보며 공정을 떠올리는 배경에는 청년들이 불공정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청년정책 설문 결과'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8명이 기회의 불공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50대 직장인 1000명(20대 172명, 30대 244명, 40대 291명, 50대 29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기성세대가 청년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나'라는 질문에 75.1%에 달하는 인원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특히 20대와 30대는 각각 응답자의 무려 80.5%와 85.2%가 "불공정하다"라고 밝혔다.


MZ세대들의 이런 생각은 인천국제공항(인국공) 사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인국공 사태'는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뒤 발생한 일로, 비정규직인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원 19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정규직이던 공사 직원들과 취업 준비생 청년층이 집단으로 반발하며 일어난 갈등을 말한다.


청년들은 "우리의 노력이 우습냐", "이게 공정이냐, 이게 나라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숱한 좌절을 딛고 일어서 결국 EPL 득점왕이라는 역사를 쓴 손흥민에 청년들이 공정을 외치며 열광하는 이유다.


아시아 최초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등극한 손흥민(30·토트넘)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하며 골든부트 트로피를 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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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손흥민은 영국 공영방송사인 BBC가 온라인을 통해 실시하고 있는 '토트넘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 현재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BBC는 '토트넘 올해의 선수' 후보에 손흥민을 비롯해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크리스티안 로메로 4명을 올렸다. 이들 중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득표를 하는 선수가 승자가 된다.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이 투표에서 손흥민은 25일 기준으로 무려 90%가 넘은 득표를 하고 있다. BBC가 전체 축구팬을 상대로 투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토트넘 팬들은 물론 다른 팀 팬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청년들이 말하는 공정의 또 다른 상징이 된 손흥민의 성실함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같이 말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재미없는 삶이다. 정말 따분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감수한다. 그렇게 해서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될 수 있다면, '올해의 골'을 넣을 수 있다면, 팬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축구 24시간'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싶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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