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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에 낀 반도체 업계 손익계산서는[新 경제안보 지형도]

최종수정 2022.05.26 16:37 기사입력 2022.05.25 11:19

③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 심화…韓 영향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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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본격 출범하며 세계 반도체시장이 격랑에 휩싸였다. 특히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미국과 맞서고 있는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반도체 4국(Chip4) 동맹’ 구축까지 임박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위기에 놓였다. 최대 소비자인 중국과 기술동맹을 맺은 미국 사이에서 업계는 ‘손익계산서’ 짜기에 분주하다.


25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조만간 ‘칩4 동맹’ 구축을 공식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정부에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동맹 결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칩4 동맹’은 명목상으로는 각 국가의 공급망 확보를 강화하는 차원이지만 이면에는 중국을 철저히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깔렸다. 메모리 분야 최강자인 한국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일본과의 결속을 통해 대(對)중국 ‘반도체 성벽’을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칩4 동맹’과 관련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참여국들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한다. 또 지난 몇년간 지속된 ‘글로벌 공급망 불안’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반도체 설계 등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시너지 확보와 파운드리시장의 대만 TSMC 독주 체제가 무너질 수 있는 좋은 기회로도 분석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한국의 경우 기술동맹을 통해 제조기술 발전과 연구개발(R&D) 역량이나 투자 등에서 좋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며 "일본 역시 이 같은 기술동맹을 통해 자신들의 강점이 큰 소재업이 더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도 "지속됐던 글로벌 공급망 불안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기술동맹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위원은 "이번 기술동맹을 계기로 한국은 세계 공급망 시장에서 리더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전 세계에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준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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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안을 마냥 수용하기는 쉽지 않은 점도 있다. 한국의 반도체 최대 고객이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시장의 약 4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홍콩까지 포함하면 60%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중국에 생산공장도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의 10%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배제된 반도체 동맹에 대해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 기업들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문제를 두고 이 같은 ‘강대강 구도’를 이어갈 확률은 희박하다고 본다. 두 국가가 충돌할 경우 반도체 가격 상승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 전무는 "이번 공급망 동맹은 중국을 일부러 배제한 것이 아니다"며 "공급자 입장에서의 동맹인 만큼 수요자인 중국과 협력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도 "오히려 한국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공급망 강화를 계기로 두 나라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 더 커보인다"며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 중국에 있는 한국 공장에 장비를 넣지 못하는데 동맹을 함으로써 오히려 이번 것들이 가능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만약 중국에 있는 한국 반도체 공장을 미국의 견제로 폐쇄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미국도 볼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과 미국 내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도 맞추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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