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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외국인 '셀코리아' 저가매수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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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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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금융시장이 혼란스럽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국내주식 15조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그만큼의 돈을 들고 나가니 원·달러 환율은 10년래 최고치에 육박했다. 이상하게도 오래전부터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조성되면 유독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고 이에 따라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미국발 금융위기 때나, 유로위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 때에도 그랬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 등으로 불안감이 조성된 금년 시국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지금처럼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심할 땐 경제위기론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으로 막연히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대한민국 경제나 기업들의 문제가 없음에도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가 아직 금융시장만큼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고 이머징마켓(신흥국) 지수에 들어가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우리가 일반적인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할 경우 그 펀드들은 코스피 지수를 기준으로 삼아 코스피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을 매입하는 것처럼,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 펀드에 가입하면 그 펀드들은 이머징마켓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을 편입하게 된다. 대한민국 주식들이 이 이머징마켓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 수준이다.

문제는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조성되면 선진국 지수 자금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이머징마켓 지수 자금이 유출된다는 사실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이 더 큰 위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일부 선진국들의 문제로 경제가 불안해져도 정작 자금 유출은 이머징마켓 펀드들에서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금년처럼 러시아나 중국의 문제가 돌출되었을 때 자금 유출의 속도는 더 높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런 경우 이머징마켓의 다른 나라들보다도 한국시장에서의 매도 강도가 더 심하다는 점이다. 급할 때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유동성이 높은 한국 주식시장이 유리하다는 이유다.


이런 이유를 알고 나면 지금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때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국가경제나 기업들의 실적이나 가치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기에 좋은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만일을 대비한 달러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가격이 한껏 높아진 달러를 매도한 자금으로 국내주식을 매수하는 효과적인 투자운용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 사태 때도 주가의 하락과 동시에 달러 강세가 도드라지는 때를 노려 그런 매매를 실행했다면 많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해외 상황이 진정되면 이머징마켓에서 빠져나갔던 자금들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매도강도가 심했던 우리나라 주식들을 대상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것이다. 그런 기대로 필자는 이번에도 보유하던 달러들을 최대한 팔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일부 대형주(당연한 얘기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대형주에 많았다)를 매수했다. 다만 이번 상황이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 사태 당시와 다른 점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지난 두 상황 때는 모두 강력한 통화완화 조치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통화긴축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많이 싸진 주식들을 매수하되 성장주나 경기민감주보다는 가치주에 대한 매수가 유리할 것이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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