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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안보이는 우크라 전쟁…세계는 전시경제 체제[우크라 충격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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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접어든 우크라戰, 장기화 조짐
세계경제, 코로나19 회복세에서 다시 침체
WTI 110달러대 등락, '3차 오일쇼크' 공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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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양측간 휴전협상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전세계 각국이 사실상 ‘전시경제(Wartime economy)’를 상정한 비상 경제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앞서 1970년대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 때와 같은 극단적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발생을 우려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시키고 있다. 주요 자원의 수입의존도가 높고 수출주도형 경제를 가진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앞으로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시경제(戰時經濟·wartime economy)=현대국가가 전쟁기간 동안 국가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취하는 일련의 경제정책. 전쟁 당사국의 경우에는 전비마련과 무기·병력조달에 모든 재원을 투입하는 비상경제체제로 전환한다. 당사국 이외 국가들은 에너지 자원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의 수출입을 통제하고, 국제사회의 제재에 참여해 특정국과의 무역과 금융활동을 제재한다.(출처: 인베스토피아)

◇전 세계인이 전시경제 경험 중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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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전시경제라 하면 전쟁을 수행 중인 국가가 처한 특수한 경제 상황을 일컫는다. 전쟁 중에는 생산시설이 파괴돼 공급이 제한되는 반면 군수품 등을 제조하기 위한 원자재 등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난다. 이와 함께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된다. 전시 상태의 경제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두 나라만 치르는 전쟁이 아니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넘어선 이후 이는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 등 동맹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에 들어갔고 그 충격파는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원자재 공급이 끊기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전시경제를 함께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크 샌드부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최근 "서방의 지도자들은 대중들에게 전시경제를 준비시켜야 한다"는 글에서 국민들에게 왜 생활비가 오르고 있는지 설명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시 감안하면 아직도 낙관적"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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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상황에 나타나는 경기 침체도 전 세계가 함께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개월을 넘어가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한층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매체인 라스탐파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완전 침체로 돌아섰다"며 "현재 나와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전시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낙관적인 수치"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를 감안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3.6%로 하향 조정했지만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경고다.


로빈 브룩스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4월 IMF의 전망치 수정 이후보다 현재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며 "주요 투자자들은 올해 세계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발표됐던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로 집계되어 2020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3차 오일쇼크’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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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의 주요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2주 만인 지난 3월8일 배럴당 123.70달러를 기록해 연초 대비 62.59% 상승한 이후 11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00달러 이상 수준에서 국제유가가 수개월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비용이 크게 상승하면서 1970년대식 오일 쇼크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시상황으로 발생한 경제여파는 물가로 전이되는 데 3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전쟁기간이 길어질수록 복합적인 가격 상승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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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73년 1월부터 1974년 1월까지 약 1년간 진행됐던 1차 오일쇼크 당시 국제유가는 아랍경질유(Arab light) 기준 배럴당 2.48달러에서 11.65달러까지 상승해 369.75% 급등했다.


이후 1978년 12월부터 1980년 10월까지 2년 가까이 지속됐던 2차 오일쇼크 때는 국제유가가 12.7달러에서 37달러까지 191.33% 상승했다.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당시에는 주요 산유국이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랍연맹과 이란이 각각 대외전쟁에 휩싸여 국제 석유공급이 크게 위축되면서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유럽은 에너지위기, 개도국들은 식량위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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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국가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경기 악화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대러시아 제재가 강화돼 러시아산 에너지수입이 완전히 차단될 경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완전히 중단되면 EU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U집행위원회는 앞서 지난 15일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9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조정해 지난 2월 전망치인 4%보다 1.3%포인트 하향시켰다.


EU집행위는 성명을 통해 "전쟁은 원자재 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공급 중단을 다시 일으켜 불확실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이전에 진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성장에 대한 기존 역풍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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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들은 경제 침체 이전에 당장 식량 위기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지핀 식량위기로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곡물 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식량수출이 전쟁으로 중단되면서 식료품 가격이 폭등하자 신흥국들은 잇따라 식료품 수출 차단에 나서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 이란, 터키,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 14개국에서 각종 곡물과 식용유 등 식료품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 3월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59.3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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