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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프트 파워와 스낵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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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소프트 파워와 스낵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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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물리적으로 측정 가능한 힘을 의미하는 하드파워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강제적 물리력보다는 은근한 매력을 통한 영향력을 일컫는 말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세계는 이제 닥치고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더 중시하는 포용적 자본주의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소프트파워가 일상에서 더욱 중요한 성공 기준이 될 것임을 시사해준다. 흔히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고 소프트파워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국강병으로 대변되는 경성국가 시대에서 문화가 중심이 되는 연성국가 시대가 진짜 열리고 있는 것일까.


최근 우리는 물리력을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하드파워가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단합된 대응으로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면서 권위적 국가에서 발휘되는 하드파워의 한계를 목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로 중요도가 이동되는 사례가 되고 있다. 하드파워에서는 일방적으로 밀리는 우크라이나가 코미디언 출신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소프트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 국가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국가 생존에서도 일방적 명령보다는 자발적 동의와 공감이 만드는 소프트파워의 힘을 느끼게 된다.

대한민국도 어느덧 경제력 세계 10위, 군사력 세계 6위 등 하드파워에서 탑10 국가로 성장했다. 이제 순위를 더 위로 끌어 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현실성이나 효과성면에서 실익이 약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K-팝, K-웹툰, K-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시키고, 다양한 스낵컬처를 생산하는 문화 생산 선진국으로 리포지셔닝을 시도할 타이밍에 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스낵컬처는 과자를 먹듯 5~10분 내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를 말한다.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각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 인기 웹툰이 10분 미만의 모바일 영화로 제작되거나 5부작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방송, 패션,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숏폼 형태의 콘텐츠들이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낵컬처가 활성화 되면서 네이버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카카오도 모바일에 특화된 스낵컬처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고 있다.


약 10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 Z세대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출생부터 인터넷과 함께 무한 정보를 공급받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이들이 향후 주요 소비주체로 이들이 만들어가는 스낵컬처는 가장 다이내믹하게 성장하는 글로벌 마켓이 될 수 있다. 활자와 이미지보다는 동영상을 선호하고 15초 분량의 숏폼 콘텐츠를 수시로 소비하는 거대한 소비 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인스타그램도 이제는 동영상 콘텐츠가 80% 이상의 트래픽을 차지하고 있다. 10분짜리 유튜브 동영상, 1분 내외 인스타그램 동영상, 15초짜리 틱톡 동영상과 같은 스낵컬처 시장에서 누가 다수의 선택을 받는냐가 미래 소프트파워를 결정하는 지표들이다. K-콘텐츠가 짧은 시간 최대한의 즐거움과 핵심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대한민국을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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