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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직원에 8조원 주식 보상 쏜다?…기술주 하락이 만든 변화[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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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해 2분기에만 주식을 기반으로 한 보상 비용을 60억달러(약 7조7000억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아마존 실적 발표 중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아마존은 현금으로 된 기본급과 보너스, 주식 보상을 섞어서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이 중 주식 보상의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겁니다. 60억달러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이며 전년동기대비로도 66% 증가한 수치예요.

아마존이 이렇게 주식 보상 규모를 키우는 이유는 주가 하락에 따른 임금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찐비트(4월 2일자 ''주식 보상' 싫다? 대박 꿈꿨던 기술기업 직원들이 돌아선 이유')에서 한번 전해드렸듯이 IT 기업들은 현금 급여 외에 주식으로 임금을 대신하기도 하는데요. 올해 들어 기술주 하락세가 장기화하면서 가뜩이나 인력난으로 직원들을 붙잡기 힘든 상황에서 보상 가치 마저 떨어지게 된 것이죠. 이를 감안해 주가는 올리기 쉽지 않지만 주식 보상 규모 자체를 키워준다는 겁니다.


아마존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5% 떨어졌는데요. 올해 1월 초 3400달러대였던 주가가 16일 현재 2200달러대로 폭락했어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세를 감안해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두배 이상 증가한 140만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특정 기간 내 기업이 내건 목표를 달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성과보상제도)을 지급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어요.

MS·트위터·로쿠 등 주식으로 인재 잡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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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보상을 확대하는 건 아마존 뿐만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날 인력 유출을 막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보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금 급여 예산을 2배 가까이 늘리겠다면서 일부 직원들의 주식 보상 규모를 최소 25%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 보상은 회사 파트너급 이하 직원들, 즉 신입에서 중견급 정도까지의 직원들이 받는 보상인데요. 나델라 CEO는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이번 조치의 이유를 설명했어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하겠다며 나섰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도 올해 1분기 직원들에게 막대한 주식 보상을 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위터는 올해 1분기 직원들에게 3585만 RSU를 지급해 지난해 1분기(326만 RSU)의 10배를 넘겼어요. TV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는 같은 기간 지급한 RSU 수가 3813% 증가했고 공유차량업체 우버 210%, 메타플랫폼 62%, 구글 24%도 늘어났습니다. 도어대시, 핀터레스트, 스냅 등 많은 기술기업들이 주식 보상을 대폭 늘렸어요.

스위스계 은행 미라보의 닐 캠플링 기술·미디어·통신 담당은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대기업이) 규모를 무기 삼아 주식을 기반으로 한 보상 계획을 통해 인재들을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전 세계적인 기술업계의 인력난을 고려할 때 기술주 하락이라는 상황과 맞물려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죠.

많이 줬는데 손해에 불만 커져…"결국 유한한 자원"

하지만 이러한 방안도 장기적으로 가져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기술주 하락이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지급한 주식 보상의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를 받고 직원들이 만족하며 이직할 마음을 접거나 해당 회사를 입사를 할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만족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문제가 속속 발견되고 있어요. 크게 효과는 거둬들이지 못하는 동시에 이러한 인건비 지급이 비용 확대인 만큼 기술주 하락에 따른 주식 보장 확대를 지속하게 되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게 됩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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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마존에서 일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한 직원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주가 하락으로 인해 자신이 받기로 한 총 보상금 중 25만달러 이상 사라졌다고 말했고요. 우버에 다니는 한 직원도 당초 주가가 60.64달러일 때 17만8000달러에 해당하는 RSU를 받기로 했으나 현재 주가가 2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그 가치가 6만달러대로 내려왔다고 했습니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만든 핀테크 업체 블록의 한 직원도 주가가 234달러일 때 RSU로 25만달러를 받았는데, 주가가 70달러대로 떨어지며 해당 보상의 가치가 7만달러대로 떨어졌다고 해요.


뉴욕 소재 컨설팅회사인 펄 마이어의 알랍 샤 상무는 기업들이 더 많은 주식을 보상으로 줄 뿐 아니라 더 자주, 더 많은 인원에게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는 완전히 지속불가능한 방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RSU나 급여 인상은 결국 "유한한 자원"(5월 11일자 '인재 부족이라더니 해고 나선 기술기업들…무슨 일이?')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인력 조정이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는데요. 코로나19에 따른 인력난과 미국의 통화 긴축 정책, 높은 인플레이션 등이 낳은 기술주 하락이 기술업계에 또 다른 리스크로 확산될 지 주의해서 지켜봐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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