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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되고 막걸리는 안되고…전통주 형평성 논란 [역주행하는 유통 규제]

최종수정 2022.05.17 10:21 기사입력 2022.05.16 14:00

⑤시장 커지는데…전통주 기준은 여전히 20여년 전

진·애플사이다·와인도 전통주인데 '막걸리'는 안돼
제조방식 아닌 제조지역·제조자 초첨 둔 기준 탓
전문가들 "두 산업 각각 발전 위해 개념 분리해야"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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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전통주 분류 기준을 놓고 불거진 형평성 논란이 뜨겁다. 해외 제조 기법으로 만들었지만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 술은 전통주로 인정받는 반면 과거부터 전통주의 범주에 속해온 술은 전통주로 인정 못받는 상황이 계속되자 수십 년 전 만들어진 규제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16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전통주 시장 규모는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기 시작한 2017년 400억원에서 2020년 627억원으로 3년 사이 56% 이상 커졌다. 지난해도 600억원대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판매 허용과 전통주 큐레이팅 업체 등장 등이 주요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원스피리츠의 ‘원소주’가 등장하면서 형평성 논란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원소주는 일반적인 전통주로 보기 어려우나 사실은 전통주인 지역특산주로 분류된다. 온라인 판매 역시 이런 이유로 가능하다. 주세법상 전통주는 주세 감면과 온라인 판매 허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백세주나 막걸리 등 과거부터 전통주로 인식돼온 술은 법적으론 일반 주류에 해당해 오프라인에서만 판매된다. 전통주이지만 전통주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국가가 지정한 장인이 만든 술이거나 ▲정부가 지정한 식품 명인이 만든 술 ▲지역 농민이 한 지역 농산물로 만든 술이어야만 전통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제조 과정에서 전통 기법으로 술을 만들거나 과거부터 전통주의 범주에 속했더라도 이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전통주 혜택 또한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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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행 주세법상 전통주 분류 기준이 제조 방식이 아닌 제조 지역과 제조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2009년 제정된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1995년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농가에 혜택을 주고자 만들어진 ‘농민주’ 제도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과거 개인이 운영하던 소규모 양조장 위주로 이뤄진 전통주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가 컸는데, 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법률이 현재까지 이어지다보니 국산 와인이나 외국의 ‘진’, ‘애플사이다’ 등 전통주로 보기 애매한 주류가 전통주로 인정받고 역사적으로 전통주로 인식되던 술은 전통주가 아니게 되는 경우가 계속 생겨나게 됐다.

업계에선 낡은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었다. 지역특산주와 전통주를 각각 별도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관련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7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법 개정을 시도한 적도 있었으나 회기 안에 처리되지 못하면서 수년 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대형 경기도 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영세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만큼 지역특산주에 대한 혜택은 유지하되 전통주와 지역특산주를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일반 소비자들이 전통주 개념을 혼동하지 않게 하고 각각의 산업이 따로 발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이런 방향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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