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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인 강제 노역'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강행…"아베와 통화 뒤 결정"

최종수정 2022.01.29 16:04 기사입력 2022.01.29 16:04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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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두 차례 통화 후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일본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추천 후보로 선정한 뒤 정부 내에선 일단 추천을 보류하자는 의견이 주류였다.

사도 광산은 '조선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이라는 한국의 반발과 이에 따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심사 탈락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다.


실제 다카아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며 격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기류는 집권 자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일 자신이 이끄는 자민당 최대 파벌(아베파) 모임에서 "(한국과의) 논전을 피하는 형태로 등재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며 기시다 총리를 압박했다.


아베 전 총리의 이 발언을 계기로 총리관저의 분위기가 변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미국 측의 동향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지난 21일 기시다 총리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화상으로 정상회담 한 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일본 측에 전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동맹이 마주하고 있는 지금, 한국과 일본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런 와중에 자민당 강경파는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라고 더 강하게 압박했고, 고민에 빠진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두 번째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는 2015년 조선인 징용 현장인 군함도(일본명 하시마)가 포함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등재할 때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한국의 반발에 아베 총리가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아베 전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역사 문서 등의 증거를 수집해 준비한 것이나 총리 보좌관을 책임자로 두고 한국 측과 교섭한 것 등을 설명했다.


또 "군함도 때는 보수계 박근혜 정부였는데도 한국은 그렇게 시끄러웠다"며 "미뤄봐야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아베 전 총리의 강한 추천 요구와 자민당 강경파의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기시다 총리는 결국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 강행을 결정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의 사도 광산 추천 결정에 아베 전 총리는 "총리의 판단을 지지한다"며 "냉정하고 올바르게 판단했다"고 논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 전망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주장에 귀를 기울여 정권 기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우선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국은 일본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의 강제노역이 이뤄진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키로 한 것은 강한 유감"이라며 "이러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 놀랍지도 않다"면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는 일본의 강제노역 역사를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조선인 강제노역의 역사를 포함한 사도 광산의 '전체 역사'를 보여주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역사 왜곡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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