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범죄, 설 연휴 '빈집' 대신 '무인매장' 노린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 85만 빅데이터 분석

에스원 출동요원이 무인매장에서 점주를 대상으로 무료 보안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명절 연휴에 늘어나는 침입범죄가 올해는 주택보다 무인매장을 노릴 것으로 우려된다. 코로나19 장기화가 불러온 변화다. 27일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침입범죄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85만 고객처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침입범죄는 전년 대비 25.2% 감소했고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56.6%가 줄었다. 구체적으로 주택 침입범죄가 급감했다. 지난해 주택 침입범죄는 전년 대비 72.7% 감소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평일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휴일에는 외출을 자제하면서 주택이 빈집털이범들의 타깃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무인매장이 범죄의 새로운 타깃이 됐다. 무인매장 침입범죄는 지난해 2020년 대비 85.7% 증가했다. 비대면 트렌드가 보편화되면서 국내 무인매장은 편의점, PC방, 펫샵, 카페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현재 10만개 점포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인매장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레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 2월이 전체 침입범죄 발생의 26.5%를 차지해 침입범죄가 가장 많은 시기로 조사됐다. 2020년과 비교해도 10.4%가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침입범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명절 범죄는 증가한 셈이다. 에스원은 "전통적으로 연초와 설 연휴기간에 침입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설을 앞두고 방역강화에 나서고 있어 주택보다 무인매장 등 상점 침입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언택트 보안솔루션을 찾는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에스원의 경우 2020년말 대비 지난해 무인편의점 고객 수가 40%, 무인PC방 고객 수는 79% 증가했다. 에스원의 무인 매장용 언택트 보안솔루션은 출입문에 첨단 생체인식 출입관리 시스템을 설치해 보안카드를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얼굴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매장 내부에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이 탑재된 지능형 CCTV가 설치된다. 매장 내 절도, 기물파손, 난동, 화재 등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경보를 울린다. 관제센터에서 매장 내부에 원격 경고방송을 해 범죄를 저지할 수도다. 필요할 경우에는 즉시 보안요원이 출동한다.

에스원은 실제로 지난해 무인 인형뽑기 매장에서 지폐교환기를 부수고 현금을 절취하던 범인을 체포하기도 했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설 연휴 기간침입범죄 유형을 파악하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무료 보안 컨설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