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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물적분할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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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9.36포인트(0.34%) 오른 2929.75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1.7원 내린 1196.9원에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9.36포인트(0.34%) 오른 2929.75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1.7원 내린 1196.9원에 출발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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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헌주(株)는 팔고 신주는 사라."


지난 23일 골드만 삭스가 올해 한국 기업공개(IPO) 시장을 진단하며 남긴 말이다. 정확하게는 물적분할에 따른 신규 상장 IPO 주는 롱(Long, 매수) 전략을 가져가더라도 물적분할 대상에 대해서는 숏(Short, 매도) 전략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현 증시 상황을 설명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오는 27일 물적분할을 통해 신규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좋은 예다. 신규 상장 종목 입장으로 보면 매수에 나설 종목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종목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총 1988개 기관이 참여해 2023대 1의 경쟁률과 1경5203조원의 주문을 받은 바 있다. 일반청약에서는 증거금은 114조원, 청약건수는 440만건의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상장 초기에는 각종 인덱스 자금들도 몰릴 전망이다. 각 지수에 LG엔솔을 편입하기 위한 쏠림이다.


하지만 LG엔솔을 분할하는 LG화학 의 경우 지난 24일 64만4300원을 기록해 지난 13일 대비 14.83% 가량 하락한 바 있다. LG화학 뿐만이 아니다. 2차전지 종목이 대거 포진한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코스피는 이달 들어 5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를 기록한 바 있다.


비단, 업종의 하방 압력만 커진 것이 아니다. 대규모 자금을 끌어가는 만큼 증시에는 자금 공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단 LG엔솔에 청약하기 위해 자금들이 묶인 가운데, 패시브 자금마저 상장 후 LG엔솔을 담기 위해 총알을 준비 중이다. 이 총알은 기존 보유 종목들의 비중을 낮춰 마련했다. 이런 자금의 흐름은 높아진 긴축 속도와 맞물려 증시의 투자심리는 얼어붙었고 25일 현재 코스피는 1년 내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적분할은 신의 한 수로 볼 수 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주식 수만 늘려 주가를 희석하는 행위인 것이다.

주가 수익률이 낮아진 힘 없는 개미들은 일방적으로 물적분할을 결정하는 기업을 규탄하고 물적분할을 금지해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속속 올리고 있다. 집단소송제가 활성화 된 미국, 유럽 등에서는 상상도 못할 물적분할 상장을 시장에서 퇴출해 달라는 청원이다. 대선주자도 시장을 구하겠다고 나섰다. 물적분할 시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 상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주겠다거나,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는 식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의 IPO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은 물적분할에 따른 IPO다. 2차 전지, 온라인 쇼핑, 엔터테인먼트 업종 내 기업들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SG.COM, 컬리, SK쉴더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의 총 공모가액은 22조원 정도로 지난해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 삭스는 "IPO 장·단기 이벤트 중심 전략 외에도 한국 증시에 벤치마크되는 펀드들도 실적 부진과 지수 리밸런싱 유출 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가중치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증시에 디스카운트가 더 심화되기 전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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