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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꼰대와 노인에게 예의를 갖추는 동방예의지국으로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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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아시아유럽미래학회장·동덕여대 교수

김익성 아시아유럽미래학회장·동덕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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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성 아시아유럽미래학회장·동덕여대 교수


동방예의지국은 동쪽에 있는 예의에 밝은 나라라는 뜻으로, 예전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일컫던 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상황은 예의지국과는 거리가 멀다. 언제부터 우리는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명절도 아닌데 집에 떡이 보이면 새로운 이웃이 왔구나 하고 여겼다. 요사이는 필자도 이웃사람들을 만나면 인사를 머뭇거리게 된다. 상대방이 인사를 하면 불편해 한다. 비오는 날 대중교통을 타보면 노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을 보기가 힘들다. 다들 피곤한지 잠들어 있다.

예의란 인간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매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예의란 상하관계가 아닌 공정하고 정의로운 관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국사회에는 꼰대라는 관계적 비속어가 등장해 희화적 관계문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이든 상사나 노인들은 언제부터인지 사회의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그들을 소위 ‘꼰대’라고 한다. 한국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연금 축소와 지하철 무임승차 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직장을 잃은 꼰대들이나 80대 이전의 노인들은 돈도 없고 소일거리도 없어 산행을 다닌다.


그런데 연금이 축소되고 지하철을 타는데도 돈을 내라고 한다면 정말 큰일이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도 꼰대나 노인들을 위한 공약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사회의 관심사가 아니다. 젊은 시절 소위 꼰대와 노인들이 이루어 놓은 사회적 성과에 대한 논의도 존중도 그에 상응하는 예의도 없다. 현행 잘못된 교육 프로그램과 핵가족시스템이 가지고 온 결과이다. 거기에 컴퓨터와 인터넷의 도입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이 결정타를 날렸다. 이를 반영하는 방송과 기업 마케팅 광고들이 어우러지면서 사회는 예의범절이 조금씩 사라지고 새로운 규범적 가치문화가 정착돼 가고 있다.


혁신기술을 잘 다루지 못하는 노인과 꼰대들은 빠른 속도로 사회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오랜 우리 관습상의 문제를 개선하자는 취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를 빌미삼아 명절이나 기제사 시 가족 간의 만남을 문제시 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과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다. 서구에도 크리스마스 때는 가족들이 모여 선물을 교환하고 식사를 하는 관습이 있다. 필자가 유학한 독일에서는 승강기나 한적한 길에서조차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한다. 버스에 노인들이 타면 자리를 양보하는 예의문화는 예전에도 지금도 있다. 편의성과 돈을 중심으로 작동되고 있는 새로운 사회정치적 질서 앞에 한국은 더 이상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다.

이런 시대적 변화와 현상은 한국의 사회적 생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축소시키는 바람직하지 못한 문제가 될 것이다. 예의가 없는 사회는 장기적으로 신뢰가 축소되고 따라서 조직 내 관리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젊은이들도 언젠가 꼰대가 된다.


가정과 학교에서 예의범절 교육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예의범절의 범주에 성예방교육도 포함되고 인권교육도 포함된다. 결국 정부, 학교, 기업, 방송과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종교계의 리더들이 나서서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동방예의지국이란 새로운 선진문화가 한국 내 회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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