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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된 아파트 201동 내부 들어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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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언론에 공개된 화정아이파크 201동 내부. 엿가락처럼 휘어진 기둥과

22일 언론에 공개된 화정아이파크 201동 내부. 엿가락처럼 휘어진 기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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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폭격을 맞은 것처럼 각종 잔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기자 4명과 문희준 서부소방서장 등 총 11명은 사고 발생 후 12일째인 22일 오전 외벽 등이 붕괴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내부로 들어가 현장 상황을 살폈다.

건물은 중앙 계단을 중심으로 남서쪽 1호실, 남동쪽 2호실, 북동쪽 3호실, 북서쪽 4호실 등 총 45개실이 있다.


오전 11시 18분쯤에 전진지휘소가 설치된 20층에 다다랐다. '최후의 일인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A4용지가 눈에 띄었다. 구조대원들이 매일 같이 각오를 다지는 곳이다.


사고 발생 후 12일째인 현재까지 1명의 사망자를 수습한 게 전부였다. 매번 '빈손 수색'으로 끝나는 게 죄를 짓고 있는 심정이라고 한다.

안쪽 벽에는 구조기술사들의 권고에 따라 엘리베이터가 있어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대피지역이 마련됐다. 일명 '코어지역'이다. 대피지역은 여기뿐만 아니라 1~4호실 각 현관 앞에 설치할 예정이다.


사고로 무너져 내린 지점은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내렸다. 붕괴 지점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23층에서 바라봤을 때 거실쪽 바깥은 뚫려 있어 허공이 보였고, 천장과 바닥 일부는 무너진 상태였다.


윗층에서 쏟아져 내려온 철근과 20~30cm 두께의 콘크리트 더미가 처참했던 사고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전해줬다. 구조대원들은 최대한 바깥쪽으로 접근해서 잔해물을 치우는 중이었다. 바닥엔 치운 자국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23층 천장은 배가 부른 것처럼 약간 내려 앉았고, 낙하물이 발생해 여러 차례 수색이 중단됐던 진원지인 24층은 천장이 더 내려 앉았다.


외벽이 수직으로 걸처 있어 바깥이 안 보이는 25층부터는 무너진 규모가 점점 커지는 지점이다.


천장이 바깥 쪽에서 안쪽으로 비스듬히 주저 앉아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윗층 천장이 쏟아져 내려서 층층히 포개진 형국이다. 펜케이크 구조라고 불리며, 한국말로는 떡시루 형태라고 한다.


서부서장은 "천장이 차곡차곡 쌓여져 구조가 사람 힘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비 동원 없이는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허리에 찬 끈 하나에 의지한 구조대원들은 3m 특수 쇠갈퀴를 이용해 잔해를 긁어내렸다. 무너진 17개 층 중에서 12층에서 낙석 방지 등을 위해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


시멘트 50포대가 놓여진 27층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현관 입구부터 잔해가 쌓여 있어 진입이 불가능했다. 28층은 현관 앞쪽으로는 벽돌 등 잔해물이 무릎 높이로 쌓였고, 유리창은 깨져 있었다.


31~32층에는 거실벽 쪽 등에 노란선이 그어져 있다. 소방당국이 구조기술사와 논의해서 안전선을 표시해 두고 수색 작업을 하는 상황이다.


33층 2호실은 아파트 쪽으로 기울어진 높이 145m의 타워크레인 부분 해체 작업으로 인해 작업이 잠시 중단됐다.


정오에 해체 작업이 다시 재개돼 39층으로 곧바로 향했다. 올라가는 계단 곳곳에는 거푸집을 받치고 있는 철근 구조들이 보여고,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사각형의 열탄 깡통 20여개도 놓여져 있었다.


옥상은 남쪽 벽을 향해 모두 무너진 상태고,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빨간색 펌프기 끝도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계단 쪽 바닥은 굳어 있었지만 곳곳에 실금이 갔다.


일부 사진 기자가 남쪽으로 가려고 하자 서부서장이 다급하게 "그쪽은 아직 양생이 안 돼 위험하다"고 말렸다.


구우식 서부소방서 행정팀장은 1층에서 "우리 대원들이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며 "단장(서부서장)도 열외 없이 출입 인원으로 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원들은 안전을 위한 체력 안배차원에서 30분 동안 구조작업을 하고 충분히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201동 건물의 23~38층 외벽 등이 무너져내려 발생했다.


이로 인해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연락 두절됐다. 이들은 붕괴한 건물의 28∼34층에서 창호, 소방설비 공사 등을 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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