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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사고' 12일째, 아쉬움과 걱정이 가득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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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살아 돌아오길"…실종자 가족 '두 손 모아 기도'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 묵묵히 지켜보며 "안타깝다'

'광주 붕괴사고' 12일째, 아쉬움과 걱정이 가득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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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실종된 작업자들이 가족의 품에 벗어난 지 12일째다.


22일 오전 광주광역시 등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는 상황실 앞 폴리스라인 주변에 항시 서서 대기 중이던 취재진들이 많이 빠졌다. 주인을 알 수 없는 사다리 의자 12개와 카메라 한 대가 전부였다. 사고 초기와는 달리 쓸쓸함이 감도는 현장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천막에는 4명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른 가족들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지켜 보기 위해 각자 흩어졌다고 전해진다.


아파트 쪽으로 기울어져 붕괴 위험이 있는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처음으로 실시됐던 전날에는 안정호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인근 고층 건물로 올라가서 '혹시라도 또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애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한다.


안 대표는 이날도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와서 거대한 물체가 할퀴고 간 것처럼 안쪽이 드러난 건물을 바라보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수색이 장기화되다 보니까 소위 말해서 '멘붕'이 왔다"며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남아 있는 가족들이 겪을 트라우마 등 2차 피해다"라고 털어놨다.


사고 현장 인근 철조망에 걸린 '손을 놓지 말아요' 등이 적힌 노란 리본만이 실종자 가족의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 지나가던 시민들, 일부러 찾아온 시민들이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면서 하나하나 걸어 놓은 것이다.


주변 79m 대피령이 풀리고 문을 연 문구점에서는 한 실종자 가족이 상대적으로 폭은 좁았지만 글귀를 적을 공간은 충분해 보이는 리본 테이프를 하나를 집어 계산했다.


그는 '살아서 돌아오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라고 정성스레 적어 철조망에 걸면서 "평소에 성질도 한 번 안내고 모난데 없는 좋은 처남이었는데…"라며 안타깝다는 말을 수십번 되뇌었다.


그러면서 "돈이 될 때는 건물을 뚝딱 올리더니 수색 작업에는 꾸물거리고 있는 것 같다. 작업 상태를 보니 예정됐던 오전에는 해체 작업을 못 끝낼 모양이다"고 덧붙였다.


현산 측에 한두 번 속은 게 아니라며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간신히 참는 모습이 느껴졌다.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지 고개를 홱 돌렸다.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맡은 현대산업개발 측은 이날 오전 70% 가량 진행된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마무리하고, 잠시 중단됐던 잔재물 제거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200톤 이동식 크레인 2대와 크레인 1대 등 총 3대의 크레인이 동원됐다.


한편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201동 건물의 23~38층 외벽 등이 무너져내려 발생했다. 이로 인해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연락 두절됐습니다. 이들은 붕괴한 건물의 28∼34층에서 창호, 소방설비 공사 등을 맡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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