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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빠서" 9명이 17시간 동안 여중생 폭행…더욱 잔혹해진 10대 폭력

최종수정 2022.01.21 13:21 기사입력 2022.01.21 13:21

여중생 집단폭행한 동문생들…담뱃불로 지지고 식용유·식초 먹였다
5년간 학교폭력 수위 높아져…중징계 가해학생 비율 급증
서울시민 10명 중 7명 "청소년 간 학교폭력 심각"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한 원룸에서 여중생을 17시간동안 집단폭행한 학생과 성인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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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경남 김해에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여중생 1명이 17시간가량 장시간 집단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가해자들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식용유나 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돼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청소년 범죄의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범죄 못지않은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의 경우 피해 학생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경남 김해 한 중학교 재·졸업생 관계의 10대~20대들이 여중생 1명을 집단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강력계는 공동상해 등 혐의로 20대 3명을 구속기소 의견으로, 10대 6명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작년 12월25일 정오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함께 있던 중학생 A양을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건 발생 전날 김해 한 원룸 자취방에 모여 술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A양이 기분 나쁜 말을 했다며 가해자들은 폭행을 모의한 뒤 돌아가면서 손과 둔기로 A양을 때렸다. 특히 이들은 식초와 식용유, 오물 등을 억지로 먹이거나 담뱃불로 A양의 얼굴을 지지는 등 잔혹하게 괴롭히기도 했다. 또 일부는 A양의 상의를 강제로 벗겨 수치심을 줬다.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범행을 정당방위로 꾸미기 위해 A양에게 흉기를 쥐게 한 뒤 협박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해당 동영상의 외부 유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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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2016년 2만3673건 ▲2017년 3만1240건 ▲2018년 3만2632건 ▲2019년 3만1130건 ▲2020년 8357건으로 총 12만7032건에 달한다. 2020년 심의건수가 대폭 감소한 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학폭위 심의 건수 대비 가해 학생의 퇴학·전학·학급교체·출석정지 등 중징계 비율은 ▲2016년 26.4% ▲2017년 25.0% ▲2018년 26.0% ▲2019년 27.9% ▲2020년 37.1%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부 청소년의 경우, 범행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범죄 못지않게 흉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여고생 B양(16)을 모텔로 데려가 오물을 뿌리고 집단 폭행한 혐의로 10대 남녀 5명이 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은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지적장애 3급인 B양의 머리를 변기에 내려찍고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 등이 담긴 재떨이, 음료수, 샴푸 등을 몸에 붓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들의 잔혹성이 도를 넘으면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강모씨(25)는 "청소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니 이런 범죄가 반복되는 것 같다. 죄를 나이 기준으로 나누면 안 된다. 죄가 얼마나 잔혹한지를 기준으로 벌하는 게 맞다"며 "재범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민모씨(25)는 "10대라고 감형해주는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 법이 미성년자에게 관대한 게 문제"라며 "학교 폭력 피해자들은 성인이 돼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해 대다수의 시민이 청소년 간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민 10명 중 7명(69.3%)은 '청소년 간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폭행(90.9%)과 갈취(83.8%), 사이버 폭력(72.0%) 등에 경찰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학교 폭력은 일반 폭력과는 달리 장기간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또 학교라는 특성상 교실에 있는 다수의 방관자로 인해 피해자는 더욱 고립감을 느낄 수 있으며, 피해 학생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겨 성인이 돼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정치권 내에서도 청소년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9일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2세로 낮추고, 청소년 범죄에 대해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청소년들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상태가 성인과 큰 차이가 없고, 범죄 수법과 잔혹성이 성인 못지않은 경우가 많아 국가 사회적으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현재 소년법상 소년 연령을 현행 19세 미만에서 18세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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