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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과학수사, 대기업 CEO 겨눈다

최종수정 2022.01.21 12:30 기사입력 2022.01.21 12:30

중대재해법 원청 책임 파악
포렌식 등 고강도 수사 전망

건설업 추락사 등 재해에 적용
"경영 책임자 기소 가능성 커져"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준비상황을 발표하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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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수사 대상 기업에 적용키로 한 '과학·강제수사' 기법이 사실상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정조준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 사업장 내 하청업체의 중대재해사고 발생시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이 경영책임자를 불러내 기업의 소명을 듣고 대면 조사를 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원청인 대기업의 책임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과학수사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포렌식 기법까지 동원한 고강도 수사 과정에서 경영 책임자가 기소될 가능성이 높고 최악의 경우 기업 상소 이후 재판 과정에서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


21일 정부와 경영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관련 수사는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1차 수사 후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검찰에 송치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또 1차 수사 과정에서 고용부는 건설·제조·조선업 등 기업에 과학수사나 강제수사 기법을 동원하기로 했다. 이후 고용부의 수사가 끝나면 검찰은 경영책임자와 현장 소장 등을 기소하거나 법원 재판에 넘길지 여부를 결정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고용부가 1차 수사로 내세운 과학수사 기법은 사고 발생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이 경영책임자를 불러내 기업의 소명을 듣고 대면 조사를 하는 기존 방법보다 훨씬 강력한 카드로, 원청 본사 포렌식·압수수색을 기본으로 진행된다. 수사 범위도 업무상 과실치사 등에서 원청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지시 여부와 구체적인 인력·예산 확보 현황 등으로 확대된다. 고용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에 중대재해법이 적용됐다면 190명의 경영책임자가 수사 대상자였다. 지난해보다 초동 수사 강도가 높아지는 만큼 '중대재해법 첫해'인 올해엔 190명보다 많은 경영책임자가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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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는 과학·강제수사가 대기업 건설 시공사와 제조·조선업 등 CEO, 총수 등을 겨냥한 조치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고용부가 전날 모든 수사에 이를 적용하긴 어렵고 HDC현대산업개발 같은 대기업 건설사·제조업체 등에 일부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원청과 하청 관계로 엮이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지방고용노동청이 산업안전보건법에 근거한 대면 조사를 통해 책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판단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경영계 관계자는 "과학수사는 중대재해발생시 언제든 본사를 포렌식·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향후 중대재해법 위법 여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영책임자의 기소 가능성이 커지고, 수사 과정에서 경영 공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영계는 정부의 과학·강제수사가 재해유형별로는 '추락사', 업종별로는 '건설·조선업'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끼임사'의 경우 주로 중소기업 하청 현장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재래식 산재'기 때문에 기존의 경영책임자, 현장 소장 등에 대한 대면 조사만으로 충분할 것으로 봤다. 고용부 관계자는 "본사가 (중대재해발생) 하청 사업장에 지시한 내용과 (안전보건관리체계 확충 의무를 지키기 위한) 조직·예산 등을 제대로 투입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꼭 필요할 경우 과학·강제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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