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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신체 몰래 촬영했지만 무죄… 대법 "피고인 참여권 없어 위법수집"

최종수정 2022.01.21 08:17 기사입력 2022.01.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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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불법촬영물 분석에 나섰지만 피고인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게 형사소송법의 원칙이다.


21일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30대 남성인 A씨는 2018년 3월 경기 안산시의 한 여자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불법 촬영하려다 적발돼 경찰에 넘겨졌다. 이후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경찰은 A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했지만 범행 당시의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해당 휴대전화에서 A씨가 버스 안에서 24차례에 걸쳐 학생들 교복 치마를 불법 촬영한 다른 영상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이 A씨를 참여시키거나 참여 의사를 확인하지 않아 1, 2심 재판부는 A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인 휴대전화 속 불법 촬영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여서다. 재판부는 동영상이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해 수집된 증거로서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므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별도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각 동영상을 우연히 발견한 경우에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범죄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객관적 관련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해도 피고인에게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위법이 있는 이상 이 사건 동영상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며 "원심의 잘못은 판결에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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