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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거대한 불평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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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거대한 불평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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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올해에는 마침내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정상적인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차기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국민들의 다수가 경제 회복과 부동산 문제 해결이 코로나19 대처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가 2년간 지속되면서 이제는 코로나19 자체에 대한 대응보다 코로나19가 야기한 경제적 문제에 대한 대응이 더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문제 중에서 일부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일정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더욱 거시적인 경제적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해서 해소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그중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유동성 확대에 따라 야기된 자산 거품과 부채 증가의 문제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대부분의 국가들은 금리 인하 및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코로나19가 야기할 수 있는 경제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했다. 그 결과로 전 세계적으로 증가된 유동성이 코로나19가 야기한 경제적 불안정성과 불확실성과 결합되면서 부채와 자산가치의 증가가 야기되었다. 하지만 자산시장을 넘어 전방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상승시키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제 유동성 확대의 시대에서 유동성 축소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2022년이 코로나19 종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스럽지만 2022년이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통화패권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는 향후 특정한 국가가 거스르기 어려운 전 세계적 흐름이 될 것이다. 현재 터키 리라화 가치의 폭락과 이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터키 정부가 금리인상이라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는 코로나19 이후 야기된 자산시장의 거품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은 부채 축소를 위해 자산을 매각하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야기하여 자산 가치의 하락을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자산시장의 상승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부의 증대를 가져다주지 않았던 것처럼 자산시장의 하락에 따른 부의 축소도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부의 증대를 이룬 사람들이 자산 가격의 하락에 따라 부의 축소를 경험하게 될 사람들과 동일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와 축소는 궁극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2022년은 거대한 불평등의 시대가 본격화된 해로 기록될 수도 있다. 당장은 경제 회복과 부동산시장 안정화가 많은 사람들이 해결되길 바라는 경제적 과제라고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시대가 남길 경제적 과제의 핵심은 불평등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정재환 울산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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