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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무서워하는 질병 1위' 치매, 10년 내 치료제 나올까?[과학을읽다]

최종수정 2022.01.16 09:26 기사입력 2022.01.16 09:26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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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가장 잔인한 이별'로 불리는 치매, 언제쯤 치료제가 나올까요?"


쉽지 않은 질문이다. 치매는 인구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개인은 물론 가정,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고민 거리다. 조기 진단이 어렵다. 아직 정확한 원인과 기전 조차 밝혀지지 않아 아직까지는 '불치의 병'이다. 2019년 현재 국내 치매 인구는 79만여명에 달하며 매년 급증해 2050년이 되면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치매 환자 1인을 둔 가정은 연간 2000여만원의 관리비를 지출해야 한다. 복지 재정에도 부담이 크다. 2019년 기준 국가치매관리비용은 16조5000억원으로, 2040년엔 63조1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 예산의 10% 이상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치매 치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 8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KDRC)을 출범시켜 치매 진단기술과 치료제 개발에 오는 2028년까지 총 1987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목표는 '치매 발병 5년 지연, 연간 치매 환자 증가 속도 50% 감소'로, 치료제 개발(임상 3상 개시)도 추진된다. 이처럼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에다 의ㆍ과학의 발전에 첨단 ICT기술까지 융합되면서 연구 방법론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동물 모델 실험의 한계에 따라 오가노이드ㆍ인체 유래 조직 등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연구 성과를 보완해 정확한 진단ㆍ처방을 하려는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10~20년 내 근원적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치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일문 일답이다. 한국연구재단의 도움을 받아 서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후 정리·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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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는 왜 무섭나?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에게 기억력 감퇴를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을 혼자 영위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원인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이외에 뇌혈관 질환,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퇴행, 정상압 뇌수두증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가장 대표적이다. 1906년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Alois Alzheimer, 1864-1915) 박사가 1901년 단기 기억력 상실등의 증상을 보이는 51세의 오거스트 데터(Auguste Deter)라는 여성 환자를 진료했는데, 5년 후 환자가 사망한 다음 뇌 부검 결과 뇌 피질의 신경세포 내에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과 신경세포 바깥에 아밀로이드 반(amyloid plaque)이 존재함을 발견했고, 이후 이 병을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알츠하이머 박사의 부검 소견에서 발견한 아밀로이드 반의 주 성분은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이고 신경섬유다발의 주 성분은 타우 단백질로 이후 연구 결과 알려졌다. 현재까지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의 침착으로 인한 신경세포의 사멸이 인지기능 장애를 유발한다는 가설이 치매의 원인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치매가 무서운 이유는 기억력 저하로 인해 혼자 생활하기 힘든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신경세포는 피부세포처럼 재생이 될 수 없어 한번 죽은 신경세포는 되돌릴 수 없다. 즉 치매가 진단되었을 때 이미 상당 수의 신경세포가 사멸된 상태이며 점진적으로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질병 경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억력 저하 외에 언어나 판단력 등의 인지기능도 저하된다. 수면 패턴, 기분, 성격, 행동에도 변화가 있어 남들과 소통하며 평소처럼 생활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해마다 새로운 연구과 치료제의 개발로 치매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깊어지고 있고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어, 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적극적이고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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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원인을 아직도 모른다고?


치매는 대뇌 피질 신경세포의 사멸 때문에 발생하는데 그 원인이 문제다. (기존 베타-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침착 가설 외에) 최근에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나 별아교세포(astrocyte)의 기능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사멸한다는 과학적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미세아교세포는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로 말초 기관의 대식세포처럼 뇌에서 염증이나 감염, 손상등이 있을 때 활성화된다. 죽어가는 신경세포나 조직 파편을 제거하고 생존 인자를 분비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신경세포를 보호한다. 별아교세포는 신경세포를 지지하면서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이온 및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조절하는 등 항상성 유지에 관여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아교세포나 별아교세포가 신경세포의 시냅스의 발달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아교세포와 별아교세포는 희돌기교세포(oliodendrocyte)와 함께 교세포(glia)의 일종으로 신경세포의 숫자보다 약 4배 가량 많아 인간 대뇌에 존재하는 세포 중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신경세포는 이상이 없었는데) 이들 교세포의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사멸에 이를 수 있다는 가설은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닭과 달걀의 선후 관계 논쟁처럼 아직도 치매의 제 1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가설과 논쟁이 있으며, 많은 새로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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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와 예방법은?


치매가 단순한 노인 질환, 즉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질환은 아니지만, 나이가 치매의 가장 큰 위험 요인(risk factor)이다. 즉 예전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의 발생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유전적 소양 이외에 생활 요인과 관련된 치매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은 운동 부족, 비만, 흡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등이 있다. 이는 심장질환의 위험 요소들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 포화 지방산 함량이 낮은 건강한 식습관, 과음 안하기, 고혈압ㆍ당뇨ㆍ고콜레스테롤 질환에 대한 조절과 치료등이 도움이 된다. 사회적 교류, 책 읽기, 가벼운 댄스, 보드 게임, 예술 활동 및 악기 연주 등과 같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 활동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치매 치료 연구의 가장 어려운 난제는?


진단 때 이미 상당 수의 신경세포가 죽어 있어 되돌릴 수 없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또 현재로서는 치매의 경과를 획기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근원적 치료제)이 뚜렷이 존재하지 않는다. 발생이 복합적 원인ㆍ기전 일수 있고, 환자 별로 다양한 차이가 있다. 쉽게 마래 발병 기전을 타깃으로 한 근원적 치료제의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기존의 연구 결과에 따라 아밀로이드 반과 신경섬유다발이 신경 독성을 나타내 신경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으므로 이들을 제거해 질환의 경과를 막으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나 허가 신청 중인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 바이오젠ㆍ에자이의 '레카네맙' 등이 이같은 목적의 베타-아밀로이드 제거용 단클론 항체 약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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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구 방법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연구결과들의 상당 부분이 동물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돼 왔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마우스 동물 모델이 짧은 수명(2년) 등으로 인해 실제 인간에서의 치매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점점 생각하고 있다. 동물 모델이 실제 치매의 발병과 진행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생물학적 변화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동물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치료방법이 실제 인체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인체 유래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를 통해 뇌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실험에 이용하는 추세다. 유전적인 배경이 동일하고 신경세포뿐 만 아니라 아교세포도 포함시킬 수 있다. 실제 환자의 뇌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 치매 연구의 표준 플랫폼으로 이용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HI)에서는 인디 프로젝트를 발족해 치매 유전자 변이를 가진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주를 확립해 배포 중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필요성을 제기한다.

최근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생쥐 모델에 하루 2시간씩 40Hz의 초음파 진동을 줬더니 치매 원인 물질 감소 및 증상 개선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림 제공=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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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치매 치료제가 개발될까?


문재인 정부 들어 치매국가책임제가 실시됐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적 관심에서 약간 멀어지긴 했으나 2020년 8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이 발족됐다. 치매 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 많은 리소스와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신경과학자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다만 치매는 일반적으로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연구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연구자들이 치매 연구 리소스등을 쉽게 제공받거나 치료 타깃을 테스트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야 한다.


한편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은 올해 내 치료제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에는 임상 3삼에 돌입하는 한편 조기진단 상용화ㆍ예방 프로그램 보급 등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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