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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29> 빛바랜 콜레스테롤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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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29> 빛바랜 콜레스테롤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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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이 보편화되어 있는 요즘, 많이 지적받는 항목 가운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있다. 건강검진에서는 대체로 고지혈증 검사 결과로 저밀도 지질단백질(LDL)과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중성지방과 이들을 더한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통보받는다. 콜레스테롤이 뭐길래 건강검진 때마다 주요 검사 항목으로 검사하고, 검사 결과 수치가 높으면 무슨 문제가 있어서 약까지 먹으라고 할까?


콜레스테롤은 지방보다 범위가 넓은 지질의 일종으로 우리 몸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모든 세포의 세포막 구성 요소로 세포막에 힘과 유연성을 주고, 간에서 만들어져 지방의 소화를 돕는 쓸개즙과 비타민 D, 에스트로겐과 같은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로도 쓰인다. 콜레스테롤은 이처럼 중요한 물질이지만, 너무 많으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의 대상이 된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지는데, 일부는 음식으로 섭취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에는 달걀 노른자와 고기, 치즈, 조개류가 있는데, 이러한 음식은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기 위하여 일부러 먹을 필요도 없고, 굳이 피해야 할 이유도 없다. 연구에 따르면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몸에서 필요로 하는 콜레스테롤의 25% 정도 되는데, 나머지는 간에서 만든다.


콜레스테롤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단백질과 결합되어야 피와 함께 온몸으로 전달할 수 있는데, 이처럼 콜레스테롤과 단백질이 결합된 물질을 지질단백질 또는 지단백질, 지방단백질(lipoprotein)이라 부른다. 콜레스테롤과 단백질의 상대적인 밀도에 따라 고밀도 지질단백질과 저밀도 지질단백질, 초저밀도 지질단백질로 구분하는데, 각각의 역할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다르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는 저밀도 지질단백질은 주로 콜레스테롤을 온 몸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너무 많으면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는 고밀도 지질단백질은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돌려보내며, 간에서 이를 분해하는데, 많아야 건강에 좋다. 초저밀도 콜레스테롤은 주로 중성지방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이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에도 너무 많으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게 올라가는 것인데, 그 중심에 저밀도 지질단백질(LDL)이 있다. LDL이 너무 많아지면, 바로 건강에 경계경보가 켜진다는 뜻이다.


혈액 속의 LDL이 너무 많으면, 그 덩어리가 동맥의 벽에 쌓여 동맥을 좁게 만들거나 막히게 하는데, 이것을 플라크라 부른다. 플라크가 많아지면 터져서 피떡(혈전)을 만드는데, 이런 현상이 동맥경화다. 동맥경화가 진전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혈관질환으로 발전한다. 암 다음으로 우리의 목숨을 노리는 혈관질환의 뿌리에 LDL이 있다는 뜻이다.


저밀도 지질단백질인 LDL이 많아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분해되는데, 필자는 앞에서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어도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전체 양을 적절한 수준으로 맞추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간의 콜레스테롤 조절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일까? 간의 콜레스테롤 조절 방법을 확인해 보자.


간세포에는 표면에 LDL 수용체가 있어서 LDL이 혈액을 통과할 때 혈액 속에 LDL이 많으면 LDL을 간으로 가져와 분해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 그런데, 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LDL 수용체의 이러한 기능을 약화시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포화 지방이나 트랜스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이 혈액에 많아지는 이유다.


LDL을 높이는 원인으로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생명이야기 18편과 19편 참조)과 같은 나쁜 지방을 많이 먹는 식습관 이외에 육체적인 활동 부족과 흡연과 같은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그리고 비만이 있다.


콜레스테롤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여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설명한 잘못된 생활습관을 반드시 개선하여야 한다. 고지혈증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약을 먹고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약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한 노력을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음식으로는 특히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고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성 지방과 치즈와 버터와 같은 유제품, 코코넛오일과 팜오일과 같은 일부 식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마가린, 쇼트닝, 튀긴 패스트푸드를 자제해야 한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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