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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구속될수도" 코 앞 중대재해법 쟁점 체크해보니

최종수정 2022.01.14 11:16 기사입력 2022.01.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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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주체가 총수 포함인지 불명확...안전 '확보' 의미 모호
경영책임자 1년이상 징역, 주요국 중 처벌 가장 강해
산재사고 소송 급증할텐데 수사역량, 인력 태부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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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근로자의 사망사고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오는 27일 시행된다.


근로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불명확한 개념이 많고 과도한 처벌 규정 등이 논란이 되면서 기업활동 위축과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몇가지 사안을 체크해봤다.

중대재해법상 의무주체의 모호성

△재해 발생 시 법적 책임자를 의미하는 의무주체가 사업주였던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과 비교해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으로 확대됐다.


중대재해법에서 정의된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기업의 대표이사나 단체의 이사장, 기관장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계나 학계에서는 경영책임자에 대한 정의가 여전히 모호하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신축 아파트 공사장 붕괴사고가 만약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받는다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총수인 정몽규 회장이 현장을 직접 관리하지 않았더라도 최종책임자로 지목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이외에도 복수의 대표이사가 있는 경우에는 둘 다 처벌을 받는 것인지에 대한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중대재해법은 경영계뿐만 아니라 법전문가 등으로부터 많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특히 여러 계열사로 구성된 그룹의 총수(회장)나 부회장, 대학의 경우 국립대의 총장이 법에서 말하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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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모호성

△산안법은 책임자가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중대재해법은 종사자의 안전과 보건을 ‘확보’ 해야 한다는 포괄적인 의무 내용이 담겼다.


단순한 조치에서 확보라는 보다 포괄적이고 책임소재가 큰 단어가 사용된 것이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확보라는 단어가 너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영책임자가 이행해야 할 안전보건조치가 단순한 총괄관리가 아니라 사업장 전반의 세세한 부분까지 넓어져 관리 자체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면 조선소나 제철소 등 규모가 수만 명 단위의 대형 사업장의 경우 책임자의 준법의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천재지변급 사고나 온전히 근로자 본인의 과실에 의한 사고 등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책임자는 안전보건 확보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과도한 처벌규정

△중대재해법은 처벌 규정이 산안법보다 크게 강화됐다. 산안법은 종사자 산재 사망 시 사업주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 법인은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반면 중대재해법은 종사자 사망 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법인에게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해외와 비교해서도 한국의 처벌 수위가 매우 높아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주요 12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은 산업안전 관련 처벌수위가 가장 높은 국가였다.


경총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중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징역형(금고)은 3년 이하였고, 벌금은 1000만원 내외였다. 또한 프랑스, 일본,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는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아닌 형법으로만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총 관계자는 "한국의 사업주 처벌 관련 법률체계는 이미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강해 경영활동 위축이 우려된다"며 "처벌 강화보다는 예방중심의 산업안전정책 수립과 사업추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 역량 및 인력 부족, 과도한 소송 등 사회적 비용 증가 전망

△산재 사고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되면서 이를 관리해야 할 정부의 역량도 커져야 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와 사법부가 이를 감당할 준비가 덜됐다는 이야기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1차 수사를 맡은 고용노동부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검찰 역시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쏟아지는 소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역시 우려사안이다. 기업의 책임자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면서 소송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고 수사는 물론, 재판도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소송으로 인해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근로자수 50인 이상 중소 제조기업 322곳을 대상으로 ‘중소제조업 중대재해처벌법 준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기업의 53%가 중대재해법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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