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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이게 진짜 전문 기술" 육체노동에 푹 빠진 MZ세대

최종수정 2021.12.03 07:26 기사입력 2021.12.0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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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인테리어업 등 기능 배우는 청년 늘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용 한파
현장기술에 대한 인식 긍정적으로 변화
유튜브·브이로그 등에 '팁' 공유
'노가더' 신조어 인기 끌기도

건설 현장에서 노동하는 하루를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청년들. / 사진='Hoon 강성훈' 유튜브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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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지난 9월 직장을 그만둔 이모씨(31)는 지난달 말부터 기능 학원에 다니고 있다. 기능 학원은 공사 현장 등에서 쓰이는 건설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곳으로, 이씨가 선택한 '전공'은 목수다. 매주 평일 이른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실제 공사장을 본따 만든 실습실에서 목재를 썰고 조립하길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실력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씨는 "평생 실내에서 일했던 제가 설마 현장 기술을 배우게 될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도 "하면 할수록 점점 자신감이 붙고, 내가 이 분야에서 '베테랑'이 될 수 있겠구나 싶은 확신도 든다"라고 말했다.

최근 육체노동에 관심을 가진 MZ세대가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은 전문 학원에 등록해 현장 기술을 배우는가 하면, 유튜브·브이로그 등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청년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기존 서비스직들의 업황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을 경험한 뒤 '경력 전환'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한다.


3년 넘게 종사했던 직업을 포기하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목수가 되기 위해 기능 학교에 다니는 이모씨(31). 사진은 기능 학교의 실습 현장 모습 / 사진 제공=이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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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겪으니 목수 자격증 부럽더라" 현장기술 배우는 청년들


기능 학원에 다니기 전까지 이씨는 대면 서비스직에 종사했다고 한다. 무려 3년 넘게 직장에 다니면서 업계에 익숙해졌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이씨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업 손실을 메꾸기 위해 강제 무급 휴가를 받는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의 강도에 따라 일을 쉬고 재개하길 반복하다 보니 주머니 사정만 악화됐다.

결국 이씨는 지난 9월 다니던 직장에서 퇴사했다. 3년 넘게 종사한 직업을 그만둔 뒤 그가 택한 것은 다름 아닌 '육체노동'이었다. 이씨는 "형틀 목수(거푸집 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 일하는 친구를 보니 현장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부러워지더라"고 고백했다.


이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자신이 '언제라도 대체될 수 있는 인력' 취급을 받은 것 같아 불안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을 쉬다가 다시 나오길 반복하니까 월급도 줄어들고 앞으로 먹고 살길도 막막해졌다"며 "이런 상황을 다시는 겪지 않으려면, 이 세상에 필수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은 인간이 살아가는 한 반드시 필요한 거고, 목수는 언제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직종 아닌가"라며 "내가 이 업계에서 베테랑이 되면 절대 대체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목수 기술을 배우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가 소속된 실습팀의 교육 현장. / 사진 제공=이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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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작업 모습 공유…'노가더' 신조어 나오기도


현장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2030 세대는 이씨 뿐만이 아니다. 최근 '육체노동'의 가치를 알아보고 작업복을 입는 청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는 기술은 각양각색이다. 토목, 인테리어업은 물론 굴착기 같은 대형 중장비 면허를 따는 이들도 있다.


이들 '청년 일꾼'은 유튜브, 브이로그 등 온라인 공간에 자신이 작업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막일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노가다'를 변형한 '노가더'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노가다에 사람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 'er'을 붙여 만들어진 말로, 노가다를 생업으로 삼는 청년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이런 '노가더' 청년은 지난 수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통계청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상반기 기준 청년층 단순노무 취업자는 월평균 47만4000명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59만9000명으로 26.4%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 한파로 일자리의 질이 악화된 영향도 있으나, 자신의 의지로 육체노동을 택하는 청년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년간 도소매, 숙박, 음식업 등 대면 서비스업은 큰 피해를 봤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42만8000명 감소했는데, 이 가운데 숙박음식점업(-21만7000명), 도소매업(-17만7000명)의 충격이 가장 컸다.


"청년층이 기피하지 않는 산업 현장 만들어야"


청년들이 육체노동에 관심을 두는 추세와 맞물려, 산업 현장에서도 젊은 세대에 적합한 직무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3월 낸 '건설현장 인력 양성 패러다임의 전환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청년, 여성 등 다양한 기능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금까지의 기능인력 양성 패러다임은 팀, 반장에 의한 인맥 중심의 현장, 어깨너머식 습득, 비정규직 고용 형태로 인한 직업 안정성 결여 등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고령층의 증가, 젊은 세대의 '일과 삶의 균형' 중시 문화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업으로서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훈련 방식의 변화를 모색해 청년층이 기피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산업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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