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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공약 비교분석]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vs 규제 대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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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공약 비교분석]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vs 규제 대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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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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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부동산 공약 해부

토지공개념 기반, 불로소득 환수 추진

기본주택 100만호 등 250만호 공급

규제강화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 우려

과도한 재산권 침해…갈등심화 지적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동산 정책 공약은 토지공개념을 기반으로 한 ‘불로소득 환수’로 요약된다. 부동산 투기나 토지 개발 등을 통해 민간이 큰 수익을 얻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내세우는 기본주택이나 개발이익환수제 구상 등이 이런 철학을 대변한다.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19세기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다. 그는 저서 ‘진보와 빈곤’을 통해 토지의 사적 소유는 부의 집중과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며, 토지에서 나오는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캠프에는 이 같은 ‘조지스트(헨리 조지 추종자)’가 많이 포진해 있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연일 사과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정작 규제 측면에선 현 정부의 연장선 혹은 그 이상이 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급은 기본주택, 이익은 공공 환수

토지개발 과정에서 민간이 가져가는 수익을 제한하고, 공급 측면에선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는 게 이 후보 부동산 공약의 골자다. 이 후보의 주택정책 설계에 참여한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과도한 땅값 상승에 기대 ‘로또’ 같은 불로소득을 추구해오던 것을 앞으로 정상적인 구조로 바꾸겠다는 취지"라며 "부동산 특히 토지만큼은 정부가 강력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0만호에 달하는 기본주택 공급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장기간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는 ‘장기임대형’과,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주택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형’으로 나뉜다. 언뜻보면 ‘원가주택’ 등 250만호 공급을 내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공약과 비슷해 보이지만, 윤 후보는 민간 중심의 공급과 입주자의 시세차익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반면, 이 후보는 공공과 임대주택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부동산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막대한 이윤이 특정 계층에 돌아가 나머지 국민은 상당한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아도 합당한 소득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 청년과 무주택자들의 근로의욕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 후보는 비(非)필수 부동산을 소유한 공직자의 승진을 제한하고 부동산감독원 신설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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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부작용, 실현 가능성 등 우려 목소리도

이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과거 그가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견지해 온 방향의 연장선에 있다. 이 때문에 이 같은 공약들이 전국적으로 적용될 경우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부동산 투기를 막아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를 위해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에서 임대차3법 등 각종 부동산 규제로 집값 폭등을 경험한 국민이 걱정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 못지 않은 부동산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임대차법, 정비사업 규제, 분양가상한제 등을 둘러싼 시장 참여자들과의 갈등도 심화될 전망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 위주 정책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부동산시장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포인트가 맞춰진 것 같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나 대장동 사건 등 공공의 도덕적 부패가 드러난 상황에서 이 같은 방향성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할 과제다. 아파트의 경우 토지 선정부터 입주까지 대개 8~10년이 걸리는데, 임기 내 2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이 후보의 공급 대책을 두고서 "실현하기 어려운 거짓말"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노태우 정권 당시 추진된 ‘토지공개념 3법’이 상당수 위헌판결을 받고 사라진 것을 고려하면 불로소득 환수 관련 정책도 현실에 뿌리 내리기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 시대를 풍미한 헨리 조지의 이론조차 100년이 지나도록 실천적 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시장에선 부동산감독원 설치나 투기 처벌 강화를 통해 민간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집값 안정이란 명목 아래 재산권 침해가 심해지는 ‘부동산 빅브러더’ 시대가 성큼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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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 민간 중심 공급에 중점

재건축·재개발 규제 풀어 공급 확대

임대차2법 수정, 공시가격 상승 조정

다만 규제완화 초기 집값 급등 우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동산 정책 공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대척점에 있다. ‘집값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책적 목표는 동일하지만 윤 후보가 생각하는 주연은 ‘민간’이고 정부는 조연이다. 공공이 주축이 돼 시장과 공급을 이끄는 이 후보의 공약과는 정반대다.


윤 후보는 그동안 수차례 부동산 문제 해결법으로 공급은 늘리되, 규제는 풀어 시장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사회취약 계층을 위한 주거복지나 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돕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 20일 11·19전세대책 시행 1년을 맞아 "주거 안정에 방해되는 요소는 과감히 철폐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국민을 무모한 정책 실험의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에서 겹겹이 쌓인 규제를 대폭 풀겠다는 것이다.


민간의 시세차익 인정… 재개발 규제 완화도 공약

윤 후보의 핵심 공약은 30만호에 달하는 ‘청년 원가주택’ 공급이다. 무주택 청년이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아 5년 이상 거주하고 정부에 매각하면 시세차익의 70% 이상을 보장받는 형태다.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민간의 시세차익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되는 ‘내 집’을 원하는 청년의 심리를 잘 읽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와 저활용 국공유지를 개발해 공급하는 ‘역세권 첫 집’ 20만호도 주요 공약으로 꼽힌다. 택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임대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을 이용해 청년·무주택자에게 시세의 50~70%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윤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총 공급 물량을 250만호로 잡았고 토지임대부, 반값주택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이 후보는 ‘기본’ 주택이란 이름을 붙인 만큼 최소 100만호 이상을 배정한 반면, 윤 후보는 50만호 정도를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에 집중 공급하고 나머지는 민간으로 채우겠다는 방침이어서 근본적인 방향성에 차이가 있다.


특히 윤 후보는 시장의 관심이 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윤 캠프측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을 방해하는 안전진단, 주택 노후도, 재건축초과부담금 등 규제를 개선해 민간에 의한 주택공급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여의도, 잠실, 은마 등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다면 서울 구축 단지나 준공 30년을 채운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 민간 주도의 개발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공시가격 인상 속도를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낮추고,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을 수정해 집주인들의 자율성과 재산권을 대폭 보장해줄 전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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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 초기 매매·전세 불안 가능성

문제는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급등 우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노원 등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그런 우려의 근거가 된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성급한 규제 완화가 시장을 자극할 것"이라고 공격하지만 윤 후보 측은 "지하철 공사 시작 직후엔 길이 더 막혀도 완공되면 교통이 개선되는 것처럼 당장 집값이 오를 순 있어도 장기적으론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이 후보의 기본주택처럼 윤 후보의 공약 역시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란 의견이 나온다. 규제 완화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매년 충분한 입주 물량이 나와야 하는데 수요자가 원하는 수도권 요지에 택지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약이 공(空)약이 되지 않기 위해선 장·단기별 공급 시기와 주체, 지역 등을 명확히 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런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에 비해 행정 경험이 부족한 것도 리스크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낸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캠프에서 부동산 책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윤 후보는 당 경선 과정에서 ‘청약통장을 만들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하는 등 전문성 부족을 드러낸 바도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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