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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감정노동' 공무원들]주취·욕설·폭행·잘못된 신고…인원 부족 속 인고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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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찰 지구대의 밤

주취자 2명 출동으로는 부족
응급실 이송 병원 부족해 지연
일손 부족 근무방식 교체 검토
현장에선 "해결책은 인력확충"

서울 화양동 주택가 출동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눈을 맞추고 주취자를 상대하고 있다./사진=김영원 인턴기자

서울 화양동 주택가 출동 현장에서 경찰관들이 눈을 맞추고 주취자를 상대하고 있다./사진=김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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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아저씨가 해결해. 10원도 못 버는데 재난지원금이 왜 안 나오냐고."


지난 19일 오후 9시쯤. 서울 창동 한 가정집에서 "딸이 아버지를 때렸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노부부와 함께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이미 술에 취해 경찰에 재난지원금을 따지는 등 횡설수설했다. 부친을 폭행했느냐는 질문에는 "XX(욕설) 내가 떠밀었지 때리지는 않았다"며 난동을 피웠다. 처음 출동한 경찰 2명으로는 부족해 추가지원을 요청, 결국 8명의 경찰이 A씨를 뜯어 말렸다. 도봉경찰서 창동지구대 3팀장 서성용 경감은 "시민들은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이웃이기 때문에 참는다"고 말했다.

화양지구대 소속 이헌영·최리 경장도 이날 오후 10시쯤 주취자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주택이 밀집한 화양동 골목 담벼락에 기대 주저앉은 주취자는 경찰관이 말을 걸자 정신을 차린 듯 대화에 응했다. 주취자의 걸음걸이를 확인한 이 경장이 "이면도로이고 어두운 곳이니 밝은 곳에서 쉬셔야 한다"고 주의를 주며 상황은 종료됐다. 최 경장은 "주취자가 인사불성인 경우 예전에는 응급실로 이송했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받아주는 병원이 많지 않아 보호조치에 걸리는 시간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에서 경찰관들이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사진=김영원 인턴기자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에서 경찰관들이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사진=김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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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화양지구대에서는 술에 취해 폭언을 일삼던 남성이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주취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경장은 "최근 하루 야간 신고가 평균 70~100건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왔다"며 "신임 경찰관들은 갑자기 늘어난 업무로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신고도 골칫거리다. "영업금지 업소인데 영업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가면 영업허용 업소가 많았고 "왜 내가 신고한 곳을 단속하지 않느냐" "경찰이 편파적이다"라는 민원들도 여전하다. 일선 경찰들은 늘어난 업무와 피로도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화양지구대 소속 최 경장은 "신고 현장에서 욕설을 듣는 것도 둘보다 넷이 나눠 듣는 게 스트레스가 덜하다. 인원이 많으면 돌아가면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동지구대 김현빈 경위는 "주취자의 경우 경찰 2명이 아닌 3~4명은 필요하고 몸이 좋은 분들이 난동 같은 것을 피운다면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주간-야간-비번-휴무’의 4조 2교대 방식에 심야조를 추가해 5조 3교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간 인력은 줄이는 대신 야간 인력을 늘려 치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일선 경찰들은 대체로 환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인력 확충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원 인턴기자 forever@asiae.co.kr
한상민 인턴기자 priz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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