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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여러번 대출 받으면 불법이라고요? [송승섭의 금융라이트]

최종수정 2021.11.19 13:28 기사입력 2021.11.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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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용어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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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하루에 여러 은행을 방문해 대출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만큼 돈이 필요하니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불법’의 소지가 큽니다. 고의성 유무에 따라 징역을 살 수도 있습니다. 실제 사례도 있어요.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요?

회사원이었던 A씨(51)는 지난해 B저축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해 3500만원을 빌렸습니다. 금리 15.6%에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60개월간 나눠 갚는 방식이었죠. 이날 A씨는 C저축은행에서 3000만원을, D저축은행에서 1040만원의 대출도 받았습니다. A씨는 이후 ‘사기’혐의로 징역 6월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렇게 짧은 시차를 두고 여러 대출을 받는 행위를 ‘동시대출’ 혹은 ‘시간차대출’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보다 큰 금액이 필요할 때 쓰는 일종의 꼼수대출이죠. 한도가 2000만원인 사람이 5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3곳의 은행을 하루에 방문하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동시대출이 가능했던 건 시스템의 허점 때문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고 해볼까요. 이 정보는 그 즉시 모든 금융권으로 퍼져 나가는 게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대출정보가 등록되고 다른 금융기관이 완전히 접수하기까지 최대 5영업일이 걸립니다. 금융기관에서 당일 저녁 대출내용을 모두 올린다고 해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어렵단 뜻입니다. 대출모집인들도 이러한 사실을 악용해 자신의 고객들에게 동시대출 방법을 추천해왔습니다.

동시대출 횡행하면 금융질서 무너진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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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출이 왜 부적절할까요? 금융·신용정보 질서를 흐트러뜨리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소득과 신용수준에 맞게 돈을 빌려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무분별하게 돈을 빌린다면 부실 위험성이 증가하겠죠. 은행 입장에서도 취약성이 늘어나고요. 2015~2016년 저축은행 업계의 동시대출 불량률이 7%로 일반대출보다 1.7%포인트 높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금융당국의 사후관리와 민간 금융사들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동시대출이 대폭 줄었습니다. 대출해준 뒤 3일이 지나면 반드시 점검하고, 다른 곳에서 대출을 받았단 사실이 뒤늦게 적발되면 대출을 회수하거나 영구 거래불가 조치를 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또 대형 금융회사들은 빠르게 대출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기 때문에 사실상 동시대출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A씨는 허점이 있는 금융사에서 수차례 돈을 빌렸습니다. B저축은행은 신용대출을 내줄 때 신청인에게 동시대출 여부를 확인하는 곳이었습니다. B저축은행의 담당직원이 “타사에서 대출이 진행 중이냐”고 물었지만 A씨는 “없다”고 대답했죠. A씨의 대출모집인도 “금융기관에서 동시대출에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없다고 대답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A씨와 A씨 측의 변호인은 대출모집인이 시킨 대로 했을 뿐이고, 여러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대출 신청하는 게 불법인지 몰랐으니 범죄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사건을 담당했던 울산지법 형사1단독 정한근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2019년 7월 업무방해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그 유예기간에 다시 재범했다”며 “피해액이 많고 피해 은행으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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