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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게 왔다" D램값 하락 현실화…반도체 시장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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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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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인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 25일 대만 지진으로 인해 현지 공장에서 생산의 차질을 빚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체의 생산 차질은 악재로 작용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미국 한파로 인해 오스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3000억~4000억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발표가 나온 이후 이날 마이크론의 주가는 오히려 1% 이상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론의 D램 출하량이 다소 줄면서 현재 과잉 공급 상태인 시장에서 수요와 균형을 맞추며 오히려 반도체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에서는 D램의 공급이 수요를 뛰어넘어 발생한 가격 하락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메모리반도체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웃지 못했다. 올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 경기 악화를 우려해서다. 부품 수급난, 물류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인상,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주 크다"고 했고 SK하이닉스는 "D램은 내년 상반기까지 보수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년 만에 떨어진 D램 고정가…단기 과잉 공급 우려

이처럼 반도체 업체들이 우려를 드러낸 것은 D램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D램 익스체인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2133MHz)의 10월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71달러로 전월대비 9.5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D램 가격이 8.95% 떨어진 이후 1년 만이며 2019년 7월(11.18%)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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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고정거래가격은 기업들이 분기별로 장기 계약을 하는 탓에 분기 초 큰 변동 폭을 보인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5.26%, 4월 26.67%, 7월 7.89%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이를 통해 지난달까지만 해도 4달러 선을 넘어섰는데 다시 3달러대로 가격이 내려왔다. 메모리 반도체의 최대 고객인 PC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쌓아둔 것이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미 공급이 충분히 이뤄져 재고가 쌓이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D램 가격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재고 문제와 함께 반도체 고객사의 생산 차질도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과잉 공급 현상이 일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실적 발표 당시 올해 4분기부터 예상되는 D램 가격 하락에 대응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수적인 형태로 사업을 전망하고 있고 그에 따라 대응하려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만큼 공급량을 줄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다운사이클이 길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에 부정적인 움직임이 감지됐을 경우 D램 출하를 줄이고 내년 설비투자액도 시장 점유율보다는 수익성을 먼저 고려해 집행하겠다고 했다"면서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단기간에 끝나고 내년 하반기에는 수급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엔 다시 가격 오를까?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해 향후 유연한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8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이 높아 4분기 투자는 검토 중"이라면서 이례적으로 연간 시설투자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도 D램에 대해 "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수요 변화가 발생할 경우 유연한 대응을 통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게 왔다" D램값 하락 현실화…반도체 시장에 무슨 일이? 원본보기 아이콘


업계에서는 이처럼 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전반적으로 반도체 자체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다운사이클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불확실성은 크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출하량 감소 등을 통해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실적 발표에서 "최근 부품 수급난이 부품 생산 총량의 문제냐, 공급망 관리에 따른 미스매치 문제인가를 봤을 때 미스매치에 더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사태 해결 실마리가 단기간 내에 나올 수 있다"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완화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망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오히려 일종의 대기수요화 돼 내년 수요를 공고히 할 수도 있다"면서 "공급 유연성 측면에서 이러한 현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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