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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경영권 승계위해 '고가매입·통행세' 등 부당지원"…공정위, 과징금 49억원 부과

최종수정 2021.10.27 12:03 기사입력 2021.10.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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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계열사들, '올품' 부당지원·이익 제공
올품 통해서만 동물약품·사료첨가제 통합구매토록 변경

계열사들이 동물약품 시중가격보다 되레 비싼가격으로 구매…올품에 높은 판매마진 제공
역할 없는 올품, 사료첨가제 대금의 3% 통행세로 수취

공정위 "경영권 승계과정서 70억원 규모 부당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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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하림이 총수일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물품 고가매입과 통행세 수취, 주식 저가 매각 등을 통해 총수 2세가 지배하는 올품을 부당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품이 하림그룹 계열사를 통해 부당지원 받은 규모만 70억원에 달한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하림' 소속 계열회사들이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8억8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림은 그룹 차원에서 2010년 8월께부터 경영권 승계방안으로 동일인(총수) 김홍국 하림 회장이 장남 김준영씨에게 법인을 증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하림은 다음해 1월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와 한국썸벧(현 한국인베스트먼트)을 지주회사 체제 밖에 두면서, 이들 회사들을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 시켰다.


김 회장은 2012월 1월께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장남에게 증여함으로써 김씨는 자연인 중에서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썸벧판매가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회사가 됨에 따라 하림그룹에서는 한국썸벧판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상속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유인구조가 형성됐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후 하림그룹 계열회사들은 동일인과 그룹본부의 개입하에 3가지 행위를 통해 올품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조사결과 밝혀졌다.

우선 국내 최대 양돈용 동물약품 수요자인 계열 양돈농장들(팜스코·팜스코바이오인티·포크랜드·선진한마을·대성축산 등 5개사)은 동물약품 구매방식을 종전 계열농장 각자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해 2012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올품으로부터 동물약품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줬다. 당초 통합구매를 도입한 목적은 대량구매를 통한 비용절감이지만 올품은 자사 제품의 판매목표를 달성한 대리점에게 계열농장과의 거래에서 높은 판매마진을 제공하기 위해 계열농장 판매가격을 시중가격보다도 오히려 높게 책정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올품에게 32억원을 부당지원했다고 봤다.


또 하림은 사료첨가제 관련 통행세 거래를 통해 올품을 부당지원(약 11억원)했다. 배합사료를 제조하는 계열 사료회사들은 사료첨가제를 제조사로부터 직접 구매했지만 2012년 초부터 기능성 사료첨가제 구매방식을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바꿨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 사료회사들은 썸벧을 거래단계에 추가할 경우 시장상황 등에 대한 정보파악이 늦어지고 단가경쟁에도 뒤쳐질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며 "하지만 동일인과 그룹본부의 지시와 개입에 의해 선택의 여지 없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계열 사료회사들은 자신들이 직접 거래하던 사료첨가제 제조사에게 기존 직구매 단가 대비 약 3% 인하한 가격으로 올품에게 공급할 것을 요구했고 사료첨가제 제조사들은 이를 수용했다. 3% 단가 인하로 인한 차액은 모두 올품에게 중간마진으로 돌아갔다. 계열 사료회사들은 기존 직구매 단가 그대로 단지 올품을 거쳐 구매하게 된 것이므로 통합구매로 인한 원가절감 효과는 발생하지 않은 셈이다.


구 올품 주식 저가 매각을 통한 지원행위도 확인됐다. 제일홀딩스(2018년 7월 하림지주로 사명 변경)는 2013년 1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올품 주식 100%를 한국썸벧판매에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앞서 2011년 1월 하림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올품의 NS쇼핑 주식 3.1% 보유가 자회사 행위제한규정 위반에 해당함에 따라 하림그룹은 이를 2013년 1월까지 해소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하림그룹은 2013년 1월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보유한 올품 주식 100%를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에게 매각함으로써 행위제한규정 위반사항을 해소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품 주식 매각 시점 전후의 NS쇼핑 거래금액은 최소 5만3000원에서 최대 15만원이다. 하림그룹이 취득원가로 평가한 주당 7850원보다 최소 6.7배에서 최대 19.1배 높다. 공정위는 제일홀딩스가 당시 올품 주식을 매각하면서 올품이 보유하고 있던 NS쇼핑 주식을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평가해 결과적으로 올품의 주식을 한국썸벧판매에 저가로 매각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 차익이 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육성권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동일인 2세 지배회사에 대한 지원행위를 통해 승계자금을 마련하고 그룹 지배권을 유지·강화할 수 있는 유인구조가 확립된 후 행해진 계열사들에 의한 일련의 지원행위를 적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부당지원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고,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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