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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 끊기자 일상 멈췄다…초연결 사회 인터넷 불안도 '재난'

최종수정 2021.10.27 06:41 기사입력 2021.10.2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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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망 멈추자 전자결제도 무용지물
'초연결 사회' 심화될 수록 통신 장애 취약
美선 정보 통신 미비도 '사회적 재난' 규정
전문가 "사고 발생 시 명확한 책임 부여해야"

KT 인터넷망이 지난 25일 오전 전국곳곳에서 장애를 겪었다. 사진은 이날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 모바일과 PC화면.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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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KT 유·무선 인터넷 통신망이 25일 갑작스러운 장애를 일으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접속 불안은 약 30분 동안 지속됐지만, 그 여파는 카드 결제부터 도어락 작동에 이르기까지 일상 곳곳에 미쳤다. 인터넷이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초연결 시대'에는 인터넷 불안도 사회적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는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인터넷망 장애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전후로 발생, 낮 12시4분께까지 지속됐다. 통신 장애는 일반 가계부터 기업, 금융기관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끼쳤다.

우선 자영업자와 고객들의 불편이 극에 달했다. 카드 전자 결제를 담당하는 포스기(POS) 대부분이 작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인근 자동현금인출기(ATM)도 먹통이라 카드 결제를 할 수도, 현금을 인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도 접속 오류를 일으켜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졌고,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 재택 근무를 하던 직장인들도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 멈추자 일상도 정지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진 통신 장애였지만, 시민들은 일상 생활이 지장이 생길 만큼 큰 불편을 겪었다며 당혹감을 토로했다.


편의점을 이용하려다 도로 나와야 했다는 20대 A씨는 "커피를 사려고 온 동네 편의점을 돌아다녔는데 포스기가 작동하는 곳이 없었다"라며 "현금을 빼려고 ATM기를 보니까 그것도 먹통이 돼 있었다. 1시간 동안 사실상 어디서도 돈을 쓸 수 없는 처지가 됐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통신망 오류가 벌어진 당시 집 안에 있었다는 30대 직장인 B씨는 "우리는 KT 회선을 안 쓰기 때문에 인터넷에 별 지장이 없었다"라면서도 "아파트에서 쓰는 도어벨 시스템이 인터넷을 연결해 작동하는데, 그게 정지됐다는 말을 들었다. 통신 문제가 이렇게 큰 영향을 줄지는 꿈에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통신망 오류는 단순히 인터넷이나 전화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인터넷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을 보조하는 다양한 기반시설들이 통신망으로 제어되기 때문이다. 주택 내부 가전제품부터 버스 정류장의 정보 전광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전자기기들이 통신망에 의존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제어되는 가전기기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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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추세는 우리 사회의 '통신 의존'을 더욱 심화시킬 예정이다. IoT란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장비를 탑재해 어디서든 무선 통신이 가능케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도시의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거나, 교통체증 정보를 알려주는 기술도 IoT에 기반하고 있다.


IT 시장조사 기업 'IDC' 조사에 따르면, 국내 IoT 시장은 연간 7.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무려 3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주요 도시 대부분은 센서와 무선 통신 기술로 연결되는 환경이 구축된다는 뜻이다.


이같은 '초연결 시대'에는 짧은 시간의 통신망 불안 만으로도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통신 장애가 '사회적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통신 장애, 불편 넘어서 사회 재난


대규모 통신 장애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KT 아현국사에서 화재가 발생, 통신망이 마비돼 서울 일부 지역에서 큰 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음식점, 상점 등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먹통이 되면서 자영업자들은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인터넷 서비스 마비로 인해 취약 계층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당시 마포구 용강동에 거주하던 70대 주모씨가 심장마비 증상을 호소, 이를 본 남편이 119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신망 마비로 인해 전화가 먹통이었다.


주씨 남편은 다른 통신선을 쓰는 전화를 구해 119와 연락이 닿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30분을 훌쩍 지난 후였고, 결국 주씨는 숨졌다.


지난 2018년 11월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경찰 관계자 등이 전날 발생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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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빈소를 지킨 남편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공호흡을 하는 등 백방 노력했지만 결국 아내를 살리지 못했다"며 "통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119 대원과 5분만이라도 더 일찍 통화할 수만 있었더라도 아내를 살릴 수 있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정보통신의 미비 또한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 연방비상관리국(FEMA)에서 총괄하고 있다. FEMA는 통신망이 정지됐을 때 국가의 행동지침 뿐 아니라, 시민들이 대처할 수 있는 행동요령도 매뉴얼화해 관리한다.


국내에서는 KT 아현국사 화재 사고 이후 정부 주도로 '통신재난 방지 및 통신망 안정성 강화 대책'을 수립, 통신 체계가 마비되는 재난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해 여러 조처를 취하고 있다. △화재에 취약한 지하 통신구에 소화설비 설치 △주요 통신국사에 대한 정부 직접 점검 △통신재난 시 통신사 간 무선통신망 공동이용 및 와이파이 개방 등의 대책이 있다.


전문가는 설비 오류로 인한 통신망 장애는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도,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명확한 백업 및 책임 소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소속 김사혁 디지털경제사회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오늘날 통신망에 쓰이는 라우팅 장비는 우회 기능 등 오류를 방지하는 알고리즘이 설계돼 있어 이번 같은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면서도 "장비를 운용하는 쪽에서 실수를 하는 등,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가 났을 경우를 대비해 정부가 나서서 2중, 3중으로 통신 시스템 백업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통신사들을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할 것 같다"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명확한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제도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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