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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섣불렀던 '디도스 공격' 추정…"초기 대응 매뉴얼 미흡"

최종수정 2021.10.26 08:51 기사입력 2021.10.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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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연상케 한 KT 통신 접속 장애
'디도스 언급' 원인 파악부터 미흡
휴먼에러·장비투자 문제 추정 속
"5분만 끊겨도 큰일…자세한 해명 필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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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회사에 있다가 인터넷과 핸드폰 모두 먹통이라 흡사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


지난 25일 오전 11시20분께부터 전국적으로 40~85분간 지속된 KT 유·무선 통신 접속 장애 원인이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KT 측에서 추정한 디도스(DDos) 공격이 아닌 내부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시민들의 분노도 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초기 원인 파악 단계부터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전일 먹통 사태의 원인을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다가 불과 2시간여만에 라우팅 오류로 정정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T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12시경 유무선 인터넷 망 마비의 원인을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2시간여만인 오후 2시30분경 공식 입장을 내고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정정했다.


라우팅은 네트워크 내에서 통신 데이터를 전송할 경우 최적의 경로를 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신사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터넷망이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한다.

통신 전문가들은 통신망 서비스 단절 변수가 무한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운영진의 설정 미숙 등 휴먼에러부터 통신망 장비 소프트웨어상 오류와 하드웨어 다운, 광선로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장애와 서비스 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KT 아현 국사 화재처럼 드물게 국사 자체 손실로 인한 경우도 해당된다.


다만 KT가 라우팅 문제라고 직접 언급한 만큼 업계에서는 라우팅 관련 설정치가 잘못 지정돼 트래픽이 특정 네트워크로 쏠렸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KT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위로 라우팅 오류가 발생했는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워낙 다양한 경로가 열려있기 때문에 단순히 라우팅 문제라는 이유만으로 외부에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다"며 "하지만 5분만 끊어져도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당사자인 KT가 직접 국민들을 대상으로 자세한 해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외부에서도 처음부터 디도스 공격으로 진단하지 않았다"며 "내부자인 KT가 틀렸다는 건 전문성이 부족했거나 대응 메뉴얼 부족했다는 것으로 차분한 원인 분석이 필요했다"고 짚었다.


휴먼에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KT의 제2노조인 KT 새노조는 "라우팅 오류이면 휴먼에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라며 "휴먼에러로 전국 인커넷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게 KT의 현실로 국가기간통신망사업자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근본적인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통신장비 투자가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3대 통신사 중 무선통신 2위, 유선통신 1위 사업자인 KT가 설비투자(CAPEX)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KT의 경우 국가 기간망과 기업통신 등 B2B(기업간) 부문 고객이 많은 만큼 유선망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KT의 CAPEX 규모는 2013년 3조3130억원에서 2018년 1조9770억원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이후 2019년 3조257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가 작년 2조8720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올해는 전년 수준과 유사할 전망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CAPEX 규모는 전년과 유사하다"며 "상대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미디어 등 성장 분야 재원을 확대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KT 정도면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기지국이 셀사이트 여유 리소스(자원)를 확보해 다중화 구조 등 다양한 에러에 대비해 트래픽 전달을 위한 우회로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해 완전한 복구 여부를 확인 중이다. 사고원인 역시 시스템 오류,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 전문가들과 심층조사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을 심층조사하고 KT로 하여금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토록 조치했다"며 "사고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대책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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