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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장관, 故 변희수 전 하사 전역취소 판결 항소 포기 지휘

최종수정 2021.10.22 19:18 기사입력 2021.10.2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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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변희수 전 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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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전역 처분은 위법하다며 취소를 명한 1심 판결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피고인 육군 측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휘했다.


법무부는 박 장관이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라는 '행정소송 상소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국가소송법)' 제6조에 따라 22일 육군참모총장에게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학 전문가, 변호사 등 6명의 외부위원과 1명의 내부위원(법무부 인권국장)으로 구성된 법무부 행정소송 상소자문위원회는 이날 육군본부 소송수행자, 법무부 관계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 사건 판결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법리, 인간의 존엄성 존중에 관한 헌법 정신, 국민의 법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무부장관에게 항소 포기 지휘를 권고했다.


국가소송법 제6조(행정청의 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휘 등) 1항은 '행정소송을 수행할 때 행정청의 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 사건 판결은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여성이었던 망인에 대해 음경상실, 고환결손 등을 이유로 한 전역처분은 관련 법령 규정에 비춰볼 때 위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성전환자의 군복무 인정 여부는 추후 관련 규정의 개정 검토,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해 입법적·정책적으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북부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2019년 휴가 중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고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다.


그러나 군은 변 전 하사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시행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변 전 하사는 "다시 심사해 달라"며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은 "전역 처분은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 및 전역 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변 전 하사는 '트렌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도움으로 지난해 8월 11일 계룡대 관할 법원인 대전지법에 전역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하지만 변 전 하사는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유족이 원고 자격을 이어받아 재판을 수행했다.


지난 7일 대전지법 행정2부(부장판사 오영표)는 변 전 하사가 생전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 청구 사건 선고공판에서 "전역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먼저 변 전 하사가 소 제기 후 사망한 상황에서 변 전 하사의 유족에게 이번 소송의 원고 자격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육군 측은 전역 취소 여부는 변 전 하사에게 전적으로 귀속되는 만큼 다른 사람이 원고 자격을 승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 측은 미지급 보수 등을 청구할 법률상 권리를 상속받은 유족이 소송을 수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군인으로서의 지위는 일신전속권으로써 상속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 전역처분이 취소되면 원고의 급여청구권을 회복할 수 있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이고 ▲성정체성 혼란으로 성전환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도 있어서 그 위법성 확인이 필요하고 ▲이 사건 소송을 통해 직접 그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이 원고들의 권리구제에 더 적절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두텁게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이 사건 소송수계에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봐 예외적으로 이 사건 소송수계는 적법하다고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다음으로 재판부는 성전환수술 후 변 전 하사의 상태가 군인사법상 심신장애에 해당하는지와 관련 전환된 성인 여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남성의 성징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성전환수술을 통한 성별의 전환 또는 정정이 허용되고 있는 점 ▲성전환수술 후 변 전 하사의 성별을 여성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 ▲변 전 하사는 성전환수술 직후 법원에 등록부정정(성별정정) 신청을 하고 이를 피고에게 보고해, 이 사건 처분 당시 피고로서도 위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점 ▲이후 법원이 변 전 하사의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하는 등록부정정을 허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변 전 하사가 심신장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당연히 성별이 전환된 여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성전환수술 후 변 전 하사의 상태를 남성의 성징을 기준으로 음경상실, 고환결손 상태를 군인사법상 심신장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변 전 하사와 같이 남군으로 입대해 군 복무 중 성전환수술을 받아 여성이 된 경우, 여성으로서 다른 심신장애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전환된 여성으로서 현역복무에 적합한지 여부나 계속 현역복무를 허용할지 여부 등은 관련 법령의 규정 내용 및 그 적용에 따를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군의 특수성 및 병력 운용, 국방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성소수자의 기본적 인권, 국민적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가 차원에서 입법적,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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