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담화 아닌 '기자 문답' 형식으로 안보리 비난…수위 조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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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북한 외무성이 자신들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한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응을 비난했지만, 담화가 아닌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공개했다. 일종의 '수위 조절'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대화 의지가 없어 담화로 발표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입장에 대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 질의응답은 수위조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체도 대변인이고, 성격도 담화나 성명이 아니고 내용도 우려 표명에 방점이 있다는 점에서 '강대강'의 행동예고보다 짚고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이번 시험발사가 미국을 의식하거나 겨냥한 것이 아니고 순수 국가방위를 위해 이미전부터 계획된 사업인것 만큼 미국은 이에 대해 근심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이미 미국과 안보리가 위험한 '시한탄(시한폭탄)'을 만지작거리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규탄의 뜻을 밝힌 미국과 긴급 회의소집을 진행한 안보리의 대응을 비난한 것이지만, 외무성의 담화가 아닌 문답 형식의 기사라는 점에서 일종의 수위 조절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유엔 안보리나 미국에 불만을 표시는 했지만 자극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예상했던 범위 내의 불만 표시"라며 "이번 일이 북미관계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확대되기보다는, 대화 쪽으로 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외무성의 기자 문답 형식 발표가 미국과의 대화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한미일 정보수장 및 북핵 수석대표들이 회동하는 날 SLBM을 시험발사한 것은 북한이 현재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화, 특히 종전선언 논의에 관심이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외무성 발표에 대해 "미국과의 대화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담화까지 발표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비공개 긴급회의는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회의 직전 약식 회견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