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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배달 라이더의 안전…보험가입과 사고예방 모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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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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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까지만 해도 배달 라이더들의 가장 큰 이슈는 비싼 보험료와 낮은 보험 가입률이었다. 배달 라이더들은 비싼 보험료 때문에 안전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배달 라이더들이 가입하는 유상운송 배달용 이륜차의 평균 보험료는 가정용 이륜차에 비해 많게는 10배에 이르기도 한다.


비싼 보험료 때문에 보험가입을 꺼리고 가입하더라도 의무보험만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시 충분한 보상이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다. 비싼 보험료 때문에 초보 라이더들마저 무보험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라이더들은 보험료 인하를 원하지만, 이미 유상운송 배달용 이륜차의 손해율이 150% 수준인 상황에서 보험회사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오히려 보험료 인하보다는 이륜차에 대한 교통단속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최근 배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이 보험가입보다 더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배달 라이더들의 배달 중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라이더들의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라이더들이 교통법규를 준수하면서 플랫폼이 정한 시간에 배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라이더들의 안전과 보험가입은 단순한 해법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라이더들의 안전 확보와 보험가입 확대를 위한 개선책은 무엇인가? 첫째, 배달 라이더들 스스로 안전운전에 앞장서야 한다.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등 안전을 무시하고 주행하는 이륜차들을 자주 목격한다. 이륜차는 높은 보험료만큼 사고도 빈번하고,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020년 기준 이륜차는 약 2백3십만대로 전체 등록 자동차의 8.6%를 차지하고 있지만, 교통사고 건수는 10.1%,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7%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2.47%)은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47%)의 1.7배에 이른다. 보험가입과 안전 문제는 라이더들의 노력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


둘째, 이륜차의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는 교통단속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륜차는 번호판이 뒤에만 장착돼 있는데 이 번호판을 교통감시 카메라는 촬영할 수 없다. 교통경찰이 일일이 단속할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는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단속이 능사는 아니지만 적절한 단속이 안전운전을 유도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 경찰청에서 이륜차 번호판 촬영이 가능한 무인단속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운전자 안전장비 착용도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장비라면, 라이더들의 안전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배달 플랫폼도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촉박한 배달 일정은 라이더들의 교통법규 위반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달 플랫폼이 교통 상황이나 실제 주행 거리 등을 반영하지 않고, 직선거리만으로 배달 시간을 산정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배달 데이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플랫폼의 AI 시스템이 라이더들의 과속과 신호위반을 모른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플랫폼은 라이더들에게 빠른 배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과속이나 신호위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라이더들의 안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넷째, 요율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륜차보험에는 보험료 할인만 있고 할증은 없는데, 고위험 운전자에게 높은 보험료를 부과할 수 없기 때문에 기준보험료가 상승하게 된다. 특히 최초 가입자는 높은 보험료 때문에 보험가입을 꺼리게 되고, 무보험 상태가 지속되는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보험료 할증제도는 운전자에게 안전운전 동기를 부여하고, 보험가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보험개발원이 이륜차 요율제도 개선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반갑게 들린다.


보험은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지만,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사고라면 사고예방의 중요성은 간과될 수 없다. 사고예방 노력과 요율제도 개선은 보험료 인하와 보험가입 확대로 연결될 것이다.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보험가입과 사고예방 모두 필요하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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