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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집행유예 중 사회봉사명령 완료 절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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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집행완료, 전년 대비 반토막
직장인·자영업자 시간 못내고, 당국도 집행 어려워

코로나19 여파… 집행유예 중 사회봉사명령 완료 절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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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명령 처분만은 재고해주십시오."


지난 6월말 서울중앙지법 4층의 한 법정. 도주치상 및 무면허 운전 혐의를 받는 A씨(54·남)가 2심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신호 대기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를 다치게 하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었지만, 1심이 집행유예를 선고해 겨우 실형을 면했다.

그럼에도 A씨가 항소한 이유는 함께 내려진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 때문이었다. 그는 "주중엔 시간을 빼기 어렵다"며 "봉사를 하려면 직장을 잃게 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달 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재판장 김양섭 부장판사)는 "6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사회봉사명령을 따로 부과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후 일부 사회봉사명령 대상자가 생계 부담 때문에 이행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법무부 등 당국이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법무부 '2021 범죄예방정책 통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봉사명령 집행완료는 1만7821건으로 2019년 3만6918건과 비교해 51.7% 급감했다.


사회봉사명령은 유죄가 인정되거나 보호처분이 필요한 사람을 교도소에 수용하지 않고, 일상 중 무보수로 농·어촌 및 복지시설, 소외계층, 긴급재난복구 등 지원 현장에 배치해 봉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집행유예 기간 내 연속해 이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지난해 사회봉사명령을 기간 내 완료하지 못한 사례(처분변경 등 기타)는 675건으로 전체 사회봉사명령 종료사건 2만1609건 대비 3.1%를 차지했다. 이 같은 '미이행' 건수은 2017년부터 감소해 2019년엔 전체 종료사건 중 1.5%인 588건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반등한 것이다.


현행 형법 제64조 2항은 '사회봉사명령 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울 때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특별한 사유없이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에 집행유예 취소를 신청한다. 취소 여부는 법원이 결정한다.


법조계에선 복지시설 등에서의 봉사가 코로나19로 여의치 않았고, 사회봉사명령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생계형 자영업자의 미이행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상자의 생업 불편을 최소화해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집행의 착수가 늦어지는 경우는 있지만, 단순히 코로나19 때문만으로 이행하지 못하고 종료하는 대상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일부 협력기관에서의 집행이 다소 어려워졌다"며 "새로운 협력기관을 발굴하거나 자체작업장 등을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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