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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은 왜 ‘수퍼 갑’ 도요타에 소송 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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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이 도요타자동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쟁사인 중국의 바오산철강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음을 알고도 바오산철강과의 계약관계를 유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부품업체인 일본제철이 '슈퍼갑'인 완성차 메이커 도요타를 특허침해로 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소송에 대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제철이 도쿄지방법원에 도요타와 바오산철강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도요타가 생산하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량의 모터에 사용하는 전기강판에 대해 바오산철강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다. 일본제철은 도요타가 바오산철강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것을 알고서도 계속해서 바오산으로부터 해당 전기강판을 구매를 했다고 주장하며 도요타를 함께 고소했다. 특허 침해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사용하거나 판매하는 경우도 특허침해에 해당된다.

일본제철은 이번 소송에서 도요타 차량의 일본 내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하는 가처분 소송과 함께 도요타와 바오산철강에 각각 200억엔(약 2078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문제가 된 일본제철의 특허는 일본 내에서만 출원했으며 유효기한은 2030년 5월13일까지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소송결과가 나오기까지 반년에서 약 1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송대상이 된 전기강판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에 싣는 모터의 부품으로, 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억제하는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전기강판은 개발이 어렵고 수익성이 높은 만큼 산업스파이의 표적이 되기 쉬운 분야다. 앞서 2012년에도 일본제철(당시 신일본제철)은 한국의 포스코를 상대로 전기강판 관련 특허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그만큼 철강업계에서는 전기강판 기술이 '미래먹거리'로 꼽힌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이 전기강판의 생산을 약 40% 늘리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 18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일본제철은 "바오산철강과 도요타 양측과 각각 협의해왔지만,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소송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 측은 "소재업체끼리 협의할 사안에 완성차업체인 도요타를 고소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특허침해가 의심되는 전기강판은 계약 전에 침해사실이 없다는 서면 보증을 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바오산철강은 이번 소송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소송까지 번진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수십년간 부품업체와 제조업체는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일본 철강 분석가인 탄하팜 연구원은 "지금까지 일본제철은 고객사와의 관계를 존중하는 매우 일본적인 기업이었고, 그 중에서도 도요타는 황제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제철은 이번 소송에 대해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송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요타와는 다양한 거래를 하고있으며 우리의 중요한 고객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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