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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무연고사 리포트]생일엔 케이크 초 켜고…가족 대신 손발 돼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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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그들의 마지막 안식처

대부분 기초생활수급비 나와
일부는 병원서 감수
전체 62명 중 무연고자 10명
다른환자보다 더 챙기게 돼

무연고 환자 A씨와 황명환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정부 카네이션 요양병원 내 병상 침대에 앉아 함께 웃어보이고 있다.

무연고 환자 A씨와 황명환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정부 카네이션 요양병원 내 병상 침대에 앉아 함께 웃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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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고형광 팀장,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이정윤 기자] "예쁘게 찍어줘"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정부 소재 카네이션요양병원, 무연고자 A(69)씨는 사진을 찍는 기자를 향해 밝게 웃어보였다. 그는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박윤식 사회복지사(33)와 황명환 보건의료정보관리사(29)의 손을 꼭 잡았다. 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된 요양병원 입원 환자들은 야외 외출도 쉽지 않았지만 그는 "사회복지사·간호사 선생님들 다 잘해줘. 밖에 나갈 필요도 없어"라며 밝게 웃어보였다.

무연고자인 A씨는 2년전인 2019년에 이 병원에 입원했다. 가족이 없던 그는 같은 교회를 다니던 지인이 입원에 도움을 줬다. 무연고자의 절반 이상은 병원이나 요양병원 등 의료시설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들의 삶을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것은 가족이 아닌 요양병원의 사회복지사와 간호사들이다.


특히 사회복지사는 무연고 환자들의 ‘손발’ 역할을 한다. 환자들을 위해 주민센터, 시청 등 주변 연계 자원과 서비스를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사회복지사의 업무를 보조하면서 병원에서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병원비 수납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병원에는 환자 62명 가운데 무연고자가 10명 정도다. 이들 대다수는 지역 주민센터를 통해서 병원으로 입원했다. 박 복지사는 "보통 (무연고 노인들이)독거 생활을 하다가 응급실이나 병원에서 치료가 끝나고도 지속적으로 치료와 보호가 필요한 경우 요양병원으로 입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복지사는 "무연고 환자분들은 대부분 수급자격을 가지고 있어서 한달에 40~50만원 정도 수급 비용이 나온다"며 "의료급여 환자분들이 한달 병원비가 70만원선이라 수급 비용이 부족하지만 병원이 나머지 금액을 감수하고 무연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네이션요양병원과 같이 현장의 누군가는 무연고자의 생애 마지막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기도, 양보하기도 하며 보듬어주고 있었다.

무연고 환자 A씨와 박윤식 사회복지사, 황명환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정부 카네이션 요양병원 내 병상 침대에 앉아 함께 웃어보이고 있다.

무연고 환자 A씨와 박윤식 사회복지사, 황명환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의정부 카네이션 요양병원 내 병상 침대에 앉아 함께 웃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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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근무자들 역시 무연고 환자를 대할 때 마음을 더 쓴다고 한다. 황 관리사는 "생일이 되면 조그마한 케익을 마련하고 노래도 불러드리곤 했다"라면서 "무연고 환자의 경우 조금 더 자주 뵙고 더 친근하게 다다가 챙겨드리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연고 환자라고 해서 의기소침해 하는 경우는 없다"라면서 "사회복지사 등 다른 직원이랑도 잘 지내시고 전혀 무연고자라는 티를 내진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무연고 환자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사회복지사는 "무연고 환자는 가족이 없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심리적·경제적 지지가 필요한 것 같다"라면서 "심리적 지지를 위해선 요양병원 직원들의 노력과 함께 공연 개최 등 외부 자원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무연고 환자들의 경우 수건, 비누, 샴푸 등 이런 물품을 준비하지 못한다"라며 "후원 물품이 있다면 이를 관리하다 무연고 환자가 왔을 때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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