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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신 운전자에 “차 빼라” 한 뒤 음주운전 적발한 경찰 … 법원은 운전자에 '무죄'

최종수정 2021.09.23 18:45 기사입력 2021.09.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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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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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운전자의 음주 사실을 알고도 경찰이 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라고 한 후 지시에 따라 운전한 음주운전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창원지법 형사3-1부(재판장 장재용)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A(45)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2019년 11월 2일 오전 8시 30분께 창원시 의창구 명곡지구대 주차장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59%의 주취 상태로 약 10m 거리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A 씨는 사건 발생 전날 지구대 주차장에 자신의 카니발 차량을 주차한 후 맞은편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숙박업소에 잠을 청하던 중 당일 오전 7시께 지구대 소속 야간 당직 경찰관으로부터 차량을 이동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 씨는 "술을 마셔 현재 운전할 수 없으니 잠시 뒤에 차를 빼러 가겠다"고 답했으나, 경찰이 계속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하자 차량을 지구대 주차장에서 인근 도로까지 10여m를 운전했다.

그 무렵 한 경찰관이 지구대에서 나와 A 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했고, A 씨는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A 씨는 당시 경찰의 음주단속을 함정수사에 의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에게 자신이 음주한 사실을 명백히 알렸음에도 계속 운전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는 취지였다.


1심 재판부는 "경찰관의 음주단속을 위법한 함정수사로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음주운전이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음주 상태를 알고 있었음에도 경찰이 방치한 점을 인정했다.


함정수사로 보기는 어렵더라도 범죄행위(음주운전)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범죄행위를 저지하지 않은 점 등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았고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발생일은 토요일 아침으로 피고인이 특별히 운전해야 할 만한 사정이 없었고, 경찰관의 지속적인 전화가 없었다면 숙취 해소 전까지 차량을 이동할 의사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충분히 사전에 범죄행위를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그대로 이를 방치해 범죄행위를 하도록 한 후 수사를 개시하는 것은 적법절차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2조와 수사의 상당성과 비례성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199조나 경찰관직무집행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적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이 뒤집혀 무죄가 선고됐다.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lsh20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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