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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축소·공동부유' 강조 中정부, 헝다그룹 파산 방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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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中기업 디폴트 증가 추세…헝다그룹, 부동산 과열 조장해 정부 '공동부유'에 역행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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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명운이 오는 23일(현지시간) 고비를 맞는다. 헝다그룹은 이날 5년 만기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약 8350만달러(약 993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다만 계약상 30일 간의 유예 기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재 헝다그룹이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헝다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원에 나서지 않고 헝다그룹의 파산을 방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 전반의 부채 축소와 함께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함께 잘 살자는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서 기업이 파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역내·역외 채권 디폴트 규모는 250억달러(약 29조6000억원)를 넘었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의 연간 299억달러 기록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상하이 DZH 집계에서도 상반기 디폴트 규모가 1160억위안(약 21조204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기록한 사상최고치 1870억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국 정부는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을 적극 지원하면서 금융위기를 차단했으나 2018년부터 디폴트를 방치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상하이 DHZ에 따르면 2017년까지 중국의 기업 디폴트 규모는 연간 500억위안을 넘지 않았으나 2018년 세 배 가량 늘면서 1000억위안을 훌쩍 넘었고 2019년에는 1500억위안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당장의 위기를 막기 위해 기업을 도왔다가 기업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양산하고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인식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헝다그룹의 디폴트를 방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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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택 가격은 투기에 의해 장기간 상승했으며 이는 가계의 부채 증가, 빈부 격차 확대의 원인이 됐다. 헝다그룹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차입·투기를 통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있으며 이는 현재 중국 정부가 타개하려는 대상이다. 중국 정부는 투기 근절을 통해 주택 가격 안정을 꾀하고, 더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공동부유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거부인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을 구제하는 것이 시 주석이 강조하는 공동부유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과도한 차입을 통해 투기 붐을 조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입 비율을 제한하는 세 가지 규제 조치를 도입했다. 선입금을 제외한 부채 비율이 70%를 초과해서는 안되며, 순부채 비율 100% 이하, 단기 현금 부채 비율을 1 미만으로 유지토록 했다. 헝다그룹은 현재 이 세 가지 규제 조치를 모두 위반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투기·차입에 의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방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헝다그룹으로 인해 중국 인민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서는 헝다그룹으로 손해를 입은 시민들의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 주주와 채권자들이 손실을 입는 것은 방치한 채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헝다그룹이 미완공인 상태로 판매한 아파트가 140만채가 넘고 금액으로 따지면 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정부가 이를 다른 개발업체에 넘겨 완공을 마무리짓도록 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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