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 상장사]에스맥, 화웨이 공급 끊기자 매출 수직 낙하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코볼트 의 상반기 매출이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주요 제품인 터치스크린 모듈을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에코볼트 은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자동차용 부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터치스크린 모듈 매출 97%↓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볼트 의 올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569억원 대비 70.3%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46억원에서 올 상반기 56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에코볼트 은 휴대폰, 모바일 기기 등의 입력 장치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 모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터치스크린 모듈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 외에 자동차 부품 사업과 자회사를 통한 대전방지, 플라스틱 필름, 진단원료 항체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에코볼트 의 매출 급감 원인은 터치스크린 모듈 부문의 실적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터치스크린 모듈 부문 매출은 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5억원보다 96.6%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에는 매출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볼트 의 터치스크린 모듈 부문 매출은 대부분 화웨이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초 에코볼트 은 화웨이로부터 터치스크린 모듈 50만대 물량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후 아웃폴드 방식의 화웨이 폴더블폰에도 공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며 미국이 중국 대표 IT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자 에코볼트 도 화웨이에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화웨이 부품 업체에 공급 중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전장 부품으로 부활할까

에코볼트 은 실적 부진을 방어하기 위해 자동차용 전장 부품 등의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에코볼트 은 지난해부터 자동차용 전구류를 제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부문 매출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1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다만 전장 부품 원재료 매입 비용이 110억원으로 마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별도 기준 에코볼트 의 매출총이익은 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진행했지만 대상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3일 에코볼트 은 운송장비용 조명장치 제조업 회사인 드림텍오토모티브를 249억원에 인수했다. 드림텍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드림텍이 전장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405억원, 당기순손실 65억원을 기록했다.

물적분할 후 적자를 기록하자 드림텍은 드림텍오토모티브 투자자산 중 147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올 상반기 털어냈다. 이에 드림텍오토모티브의 장부가는 388억원에서 241억원으로 낮아졌다. 적자가 지속될 경우 에코볼트 에서도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에코볼트 관계자는 “계열사 금호에이치티 가 드림텍오토모티브와 비슷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금호에이치티 는 실적이 나오고 있다”며 “드림텍오토모티브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