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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코로나 터널…특화상가들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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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 앰프 3만원에
새제품 안팔리고 중고만 쌓여
세운상가 한 업체 매출 70%줄어
낙원상가도 반의반 토막 감소

5일 오후 음향 기기 전문 상점들이 자리한 서울 중구 세운상가 내 복도에 중고 앰프들이 쌓여있다.

5일 오후 음향 기기 전문 상점들이 자리한 서울 중구 세운상가 내 복도에 중고 앰프들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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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이요? 보관할 빈자리가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출고가격이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앰프(출력을 키워서 스피커로 내보내는 장치)는 헐값 중고도 반려되는 신세가 됐다. 5일 오후 앰프·스피커·마이크 등 음향기기 전문 상점들이 자리한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음향기기 전문 도매업을 하는 김모씨(54)는 "중고 제품도 보관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이제 마땅치가 않다"며 "새로 사겠다는 사람은 없고 ‘중고 제품 제발 가져다 팔아달라’는 사람만 늘고 있다"고 푸념했다.

특히 중간 유통자 역할을 하는 도매 점포들은 올해가 ‘코로나 원년’이라고 할 정도로 피해가 시간차로 찾아왔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이미 계획했던 신축 건물 공사나 시공 덕에 음향기기 공급이 유지됐으나 올해는 그마저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공연마저 중단되면서 수요가 더 떨어졌다"며 "예년 대비 매출은 60~70%가량 하락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특화 상가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서울 도심에 자리한 세운상가·낙원상가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 상점들이 운영돼 전국에서 모이던 손님들은 사라졌고 상가 복도마다 쌓여진 중고 제품들의 공동묘지 같은 모습이 연출되고 있었다.


정부 지원에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노래방기기 판매업을 하는 서효명(61·가명)씨는 "정부 지원금이 도·소매나 매출 규모를 세분화하지 못했다"며 "연 매출이 4억원 이하더라도 피해 규모는 천차만별인데 이를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악기와 음향 장비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낙원상가 내에는 손님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5일 오후 악기와 음향 장비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낙원상가 내에는 손님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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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와 음향 장비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낙원상가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방문한 낙원상가 역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었다. 내부는 한산했고 상인들은 손님들을 기다리며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관악기와 현악기를 주로 취급하는 이혁재(50)씨는 코로나19 이후 악기를 찾는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전에도 손님 발길이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매출이 곤두박질 쳤다고 한다. 그는 "교육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악기를 구입하러 오는데 예체능 쪽과 공연이 움직이지 않으니 손님이 크게 감소했다"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의 반토막"이라고 말했다.


피아노를 판매하는 또 다른 김모씨 역시 "낙원상가를 찾는 사람들이 감소하니 자연스레 매출도 줄었다"며 "우리 같은 경우 매출이 절반가량 떨어졌는데 더 타격을 입은 곳도 많다"고 했다.


36년째 드럼과 스피커 등 음향장비를 임대·판매하며 낙원상가를 지킨 이형희(68)씨는 이런 불황은 처음 봤다고 설명했다. 대화 내내 한숨을 내쉬던 그는 인근 상점 중 10곳 넘게 장사가 되지 않아 폐업을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콜라텍, 나이트클럽,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데 집합금지 때문에 문을 닫으니 매출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타격이 너무 커서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회복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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