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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자영업…문닫은 식당 5만곳, IMF때보다 2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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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상권에서 빈 상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명동 상점에 임대문의, 임시휴업, 영업종료 문구가 나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요 상권에서 빈 상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명동 상점에 임대문의, 임시휴업, 영업종료 문구가 나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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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 한식당을 개업한 김모(51)씨는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개점하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빚만 늘고,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영업하는 동안 단 한 달도 이익을 낸 적이 없었다. 월 매출 300만~500만원으로는 임차료, 재료비, 인건비, 대출비를 소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개업 때부터 함께 고생해 온 직원들도 줄였고, 올 상반기부터 금융권 대출금 이자라도 갚기 위해 저녁에 배달과 대리기사 아르바이트를 했다. 김씨는 "폐업해도 먹고 살길이 막막하니 내일은 나아지겠지란 생각으로 버텼는데 빚만 늘어날 뿐이었다"면서 "대출 상환을 위해 새로운 대출을 받으려 했는데, 은행으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아 집도 팔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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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자영업이 시름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 조치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올 들어 식당 폐업자수는 5만명 수준으로, 1998년 외환위기때 보다도 2배 이상 늘었다.

자영업 비중 39년 만에 최저 수준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선에 턱걸이하며 39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자영업자는 558만명으로 전체 취업자(2763만7000명)의 20.2%에 그쳤다. 198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합계다.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28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4.6%였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5.6%(430만명)였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자영업자 중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30개월 넘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들의 감소 폭이 큰 것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을 낮추는 데 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근무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상용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3.6%에서 62.1%로 소폭 낮아졌으나 임시직(11.3%→12.7%)과 일용직(7.1%→7.9%)은 높아졌다. 일자리 질을 일정 수준 반영하는 지표인 고용보험 가입 업체 비율 역시 2019년 26.6%에서 지난해 25.3%로 하락했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경영 불안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해고가 쉬운 임시직 및 일용직에 의존하면서 평균적인 일자리의 질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평균 인건비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생계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숙박·음식점 폐업 속출

전국 상권에서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5일 행전안전부 지방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문을 닫은 일반 음식점만 3만1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0개 늘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폐업수(1만2492개)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음식점업 폐업은 지난해 9월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3615개에서 12월 6538개로 늘었다. 12월에는 폐업수가 창업수(5575개)를 넘어섰다.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등을 포함한 휴게 음식점 폐업수는 1만25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창업 업체수는 10% 감소했다. 유흥주점은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올해 새롭게 유흥주점을 개점한 점포는 151개인데 반해 문을 닫은 곳은 561개에 달한다. 숙박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창업한 업체수는 562개이고, 폐점 업체수는 581개다. 식당, 숙박 등을 합친 폐업자수는 5만개 수준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폐업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문객 수가 줄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외식업체의 1일 평균 방문고객 수는 47.7명으로 전년 대비 6.4명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실질 매출액 규모는 2016년 대비 11.9% 증가한 13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지수를 활용해 추정한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약 108조9000억 원으로, 2016년 이전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15.8포인트 낮아졌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해선 금융·세제상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영업능력이 있으나 일시적인 운영자금 부족 상태의 업체에 대해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고정적 비용인 임대료 부담은 지속해 부실화가 촉진될 우려가 있으므로 임대료 감축 시 세액 공제와 같은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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