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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집 팔아라"…시장 "파느니 물려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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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소유권이전등기(증여) 수증인 급증
양도세 최대 82.5%…"매매 대신 증여"

서울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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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아파트 등 부동산 증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부동산 증여 건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최대치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지목하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율을 올리며 압박하는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는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증여) 신청 증여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증인 수는 24만392명으로 전년 동기 18만3598명 대비 30.9%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8년 상반기의 17만9019명과 비교하면 34.3%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아파트를 포함한 집합건물의 수증인 수는 1년 새 36.7% 늘었다.

이는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정부의 보유세 등 세금 강화에 대응해 자녀에게 주택 증여를 서두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종합부동산세는 최대 두 배 수준으로 올랐고, 다주택자 양도세 최고 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해 최대 82.5%로 올랐다. 반면 증여세율은 10~50% 수준이다.


증여세와 양도세의 역전 현상은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A아파트 94㎡(전용면적)를 2016년 1월 당시 시세인 16억2000만원에 산 3주택자는 최근 실거래가 35억9000만원에 집을 팔 때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로 15억5124만원을 낸다. 성인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내는 세금 12억7070만원보다 2억원이나 더 높다. 게다가 재산 공제도 받을 수 있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보다 증여가 세 부담이 덜하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도 다주택자의 증여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서울 당산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너무 올라 향후 자녀들이 주택 구입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장년층이 적지 않다"며 "매도로 인한 차익 실현이 어렵다면 차라리 증여로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30세 이하 부동산 수증인은 2만6383명으로, 3년 전 1만6604명과 비교해 58.9%나 급증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양도세율이 최대 82.5%에 달하는 상황에서는 집을 매도하려고 해도 팔 수 가 없다"며 "양도세율을 징벌적으로 높이면서 정부가 사실상 증여를 유도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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