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오른쪽)가 인사차 안철수 국민의당 당 대표를 방문,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합당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태도가 강압적이라고 지적하며 "이준석 대표는 우리 당 당원들과 지지자들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그런 말들을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현재 당세로 봐서 우리당이 돈과 조직이 없지 무슨 가오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누가 봐도 국민의당보다는 국민의힘이 강자인데 그럴수록 좀 더 낮고 열린 자세를 보여주면 된다"며 "그런데 (이준석 대표가) 힘으로 막 찍어 누르려는 태도로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정당 간 통합이라고 하는 중요한 정치사안을 이야기하면서 거기에 본인의 휴가를 결부시킨 것은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런 지적들이 당내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간다"며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뵈어도 (경선)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우리당 지지자들이 '왜 끌려들어가냐, 왜 굴욕적으로 굴복하나'라고 나오고 있어 안철수 대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지금 와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태도는 본인들만 유일 야당으로 가려는 거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면서 "과연 합당의 올바른 자세인가"라고 반문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본인이 다음 주 휴가이니 협상 시한을 이번 주로 해야 한다는 등 본인의 휴가와 합당 일정을 연동시켰다"며 "국민의당은 이같이 장난하는 것처럼 대하는 태도에 맞장구를 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그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버스에 무조건 탑승하라, 또 버스가 문제 없이 출발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합당하려고 하는 이유인 더 나은 정권교체와 버스 출발이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앞서 이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문제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면서 마지노선"이라며 "양당 통합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준 지상과제로, 이것을 거스르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드루킹 사건' 관련 1인 시위를 하며 "지금 여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야권보다 높다"며 "야권은 위기 상황이며, 이대로 가면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게 제1야당과 제2야당의 지지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플러스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명 바꾸면 플러스 통합이고 안 바꾸면 마이너스 통합인가"라며 "플러스 통합의 실체가 명확하면 제가 통합 과정에서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뜬구름 같은 이야기 말고 저는 제발 진지하게 만나서 실질적인 합당 관련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sozero8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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