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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추석인데"…폭염에 '금값'된 식자재, 치솟는 밥상물가에 시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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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상추 등…폭염에 채솟값 급등
시민들 "월급 빼고 다 오른다" 하소연
전문가 "식자재 공급 원활히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책 마련해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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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박모(45)씨는 최근 장을 보러 갔다가 껑충 뛴 채소 가격에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안 오른 게 없다. 채소는 물론이고 과일도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며 "장을 얼마 보지도 않았는데 5만원이 훌쩍 넘을 때가 많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가족끼리 외식도 못하는데,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까지 하다 보니 삼시 세끼 집밥을 해 먹어야 할 때가 많다"며 "높아진 물가에 장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덧붙였다.


최근 폭염 등의 영향으로 식자재 물가가 연일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연초 즉석밥·두부·통조림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른 데 이어 대표적인 서민 식품 라면까지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추석까지 다가오면서 물가 안정은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무서울 정도로 오른다"는 푸념까지 나온다. 전문가는 식자재 공급이 원활히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에 약한 잎채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국 평균 시금치 가격은 1㎏당 1만8277원(지난달 29일 기준)으로 평년(최근 5년 평균)보다 99.9% 올랐다.


상추(청상추) 또한 본래 여름철에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하지만, 올해엔 100g당 1579원으로 평년 대비 40.4% 비쌌다. 깻잎도 100g당 1814원으로 평년 대비 9.4% 높은 가격을 보였다.

밥상 물가가 급등한 데는 연일 기승을 부리는 폭염 영향이 크다. 육계 가격 또한 폭염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육계는 모두 18만 9851마리로, 전체 폐사 가축의 65.1%를 차지했다.


이로 인해 육계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 1kg당 5991원으로 지난 2019년 1월28일(5992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아졌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달걀 판매대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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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김모(30)씨는 "올해 초에는 파 가격이 너무 올라 '파테크'하는 사람들이 나왔지 않나. 그런데 물가가 내려가기는커녕 더 올라가서 당황스럽다"며 "한 달 뒤면 추석인데 가격이 더 오르면 올랐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 서민들이 살기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회사원 전모(25)씨도 "집값도 물가도 다 올랐는데 월급만 그대로인 현실이 슬프다"며 "사실 최저임금보다 중요한 게 물가 아니냐. 월세, 휴대폰 비용 등 고정지출을 제외하면 남는 것도 없는데 물가까지 오르니 뭘 먹고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이제 라면값도 인상하겠다고 하더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물가 안정화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뚜기가 13년 만에 라면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농심도 신라면 가격을 4년 8개월 만에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제품의 인상 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수급 불안에 대비해 정부 비축, 계약재배 등의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배추·무의 정부 비축 물량은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이고 사과·배의 추석 전 계약 출하 물량은 1.3∼2배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가는 공급 관리 차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계란 등을 비롯한 식자재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현재 내릴 기미가 안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야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물가 관리를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요와 공급 측면을 정부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공급이 부족한 식자재 같은 경우, 수입 등을 통해 공급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물가가 안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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